▲ LG 홍창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친 선수의 첫 마디는 "사실 앞에서 끝내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였다. 그러나 막상 자신에게 오지 않았으면 했던 그 상황이 온 순간, 홍창기는 달라졌다. 

홍창기는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9회초 2사 만루 기회를 살리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상대는 마무리 조상우였다. 비록 조상우가 6월 들어 흔들리고 있다고는 해도 주 무기 150km 강속구는 여전했다. 

게다가 홍창기는 이날 앞선 4타석에서 전부 범타에 그쳤다. 홍창기는 이 불리해 보이는 구도를 뒤집어놨다. 

경기 후 홍창기는 "앞에서 쳐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막상 왔을 때는 기회를 살려보자는 마음이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마지막 타석을 돌아봤다. 

잠시 약한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2사 만루가 되자 '설계'를 시작했다. 이병규 코치의 조언에 따라 경우의 수를 극단적으로 좁혔다. 조상우는 어차피 직구로 누르는 파워 피처라고 생각해 변화구는 버리기로 했다. 

홍창기는 "직구를 생각하고 들어갔다. 직구에 늦지 말자고 생각했고, 투심 패스트볼도 직구 계열이니까 타이밍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경기 중 3경기에서는 안타가 없었던 기록대로 홍창기는 요즘 스스로 감이 떨어져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치려는 마음을 먹었다. 골라내려는 마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초구부터 치려고 마음을 먹었다. 초구 투심은 코스가 좋았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졌는데 파울팁이 나오면서 힘 빼고 편하게 치자고 생각했다"며 "상대는 마무리 투수고 직구가 좋은 투수인데 내가 공을 본다는 인식을 주면 삼진을 당할 수 있었다. 기다린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창기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류지현 감독에게도 이날 결승타는 유독 인상에 남는 순간이었다. 

그는 "홍창기가 2스트라이크 후에도 자기 스윙을 하면서 결승타를 만든 것을 보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LG는 4-2 역전승으로 선두 kt에 경기 차 없는 공동 2위가 됐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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