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김민우가 팀을 대표해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KBO는 16일 오전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는 김민우와 함께 최원준(두산), 고영표(kt), 박세웅(롯데), 이의리(KIA), 원태인(삼성) 등 6명이다.
2015년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된 김민우는 올해 13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하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김민우는 우완 선발 자원으로 투수 10명 안에 들었는데 중간에서 긴 이닝을 던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표팀 발표 후 취재진을 만난 김민우는 "야구장 와서 주위 동료들이 이야기해줘서 (대표팀 발탁을) 알았다. (대표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였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든지 한 번은 꿈꾸는 것인데 이번에 잘돼서 가게 돼 영광이고 기분좋다. 처음 가는 국제대회가 올림픽이라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우는 "평소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2019년 프리미어 12 준결승 때 오재원 선배가 '빠던'을 하는 장면이 많이 뜨더라"며 "대표팀에 소집돼서 다같이 훈련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선수들과 한자리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많이 배우고 많이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비시즌에 결혼식을 올린 김민우는 시즌 성적 뿐 아니라 대표팀 승선까지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우는 "결혼하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린다. 아내가 옆에서 잘 챙겨주고 응원도 많이 해준다. 잘 안될 때 흔들리면 아내가 옆에서 이야기를 해주면 마음이 잘 잡힌다. 결혼의 안정감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부모님과 장모님, 장인어른도 좋아하실 것 같다"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올림픽 마운드에 서면 긴장될 것 같다. 나에게 얼마만큼의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충실하게 좋은 모습으로 해내고 싶다. 우리 팀에서도 나 혼자 가니까 최대한 좋은 피칭으로 끝마치고 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꿈꾸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온 것에 매우 들뜰 법도 했지만 김민우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좋은 말을 하면서도 오히려 고개가 자꾸만 아래를 바라봤다. 바로 강재민, 정은원, 노시환 등 최종 엔트리 발탁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탈락한 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 특히 김민우의 라커룸 이웃인 강재민은 시즌 26경기 2승 3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0.55(리그 불펜 1위) 성적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김민우는 "(강)재민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그렇다. 내가 위로를 하면 더 힘들 것 같다. 재민이가 비시즌 때부터 올림픽 바라보고 정말 열심히 해서, 나도 되고 싶었지만 재민이가 꼭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우는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를 뜨면서도 "재민이가 어제 148km까지 나왔는데…"라며 팀 후배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140명 중 24명만 들어갈 수 있는 최종 명단을 뚫어내고도 동료를 생각하며 크게 웃지 못한 김민우. 그가 다음달 도쿄 마운드에 서서 동료들의 몫까지 크게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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