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벤 헨더슨(32, 미국)은 UFC와 재계약 협상에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의 선택은 '새 직장, 새 출발'이었다.

헨더슨은 북미 2위 종합격투기 단체 '벨라토르(Bellator MMA)'와 계약한다. 그는 이 사실을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하고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흥분된다"며 기대했다.

헨더슨은 지난해 11월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서 계약상 마지막 UFC 경기를 치렀다. 그는 UFC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면서 타 단체가 제시하는 조건도 알아보겠다는 의미로 "내 시장가치를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벨라토르, 로드FC, 원챔피언십 등이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 로드FC는 한 경기 파이트머니로 20만 달러(약 2억4,000만 원)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며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바 있다.

헨더슨이 택한 벨라토르는 2008년 설립된 종합격투기 단체다. 파라마운트 영화사 등을 소유한 미디어 그룹 바이아컴에 2011년 인수됐다. 바이아컴의 자회사인 케이블 채널 스파이크 TV에서 대회를 생중계한다.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정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헨더슨이 다시 챔피언이 됐다면 받았을 파이트머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금액을 선불로 주는 계약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UFC는 헨더슨과 재계약에 아주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드시 재계약해야 한다는 의지까지는 없었다. 헨더슨의 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화이트 대표는 "헨더슨은 라이트급 15위에 랭크돼 있는, 전 챔피언이다. 우리는 톱 5에 들어갈 파이터를 물색하고 있다. 15위에서 1위로 올라갈 그런 파이터들을 찾고 있다. 그 반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이트 대표는 UFC에서 5년 동안 성실히 경기하며 11승 3패를 쌓은 '모범 사원' 헨더슨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헨더슨은 자신을 위해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그는 훌륭한 남자다. 우리는 그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벨라토르의 스캇 코커 대표는 대어를 잡았다며 기뻐한다.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그는 우선 영입 대상자였다. 우리 회사와 잘 맞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헨더슨이 언제 누구를 상대로 벨라토르 데뷔전을 가질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코커 대표는 두 달 안에 출전이 가능하며 앞으로 웰터급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 웰터급 챔피언은 안드레이 코레시코프(25, 러시아)다. 키 185cm, 팔 길이 188cm로 19전 18승 1패 전적을 지닌 강자다. 지난해 7월 더글라스 리마를 꺾고 타이틀을 차지했다. 1차 방어전을 기다리고 있다.

코커 대표는 "헨더슨이 타이틀을 원한다면, 좋다. 그는 이미 타이틀 전선에서 경쟁해 왔다. 그가 좋다면 나는 반대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최근 벨라토르는 FA가 된 UFC 출신 선수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다. 라이트헤비급 필 데이비스, 웰터급 조시 코스첵, 라이트급 조시 톰슨과 지난해 계약했다.

코커 대표는 "우리는 밑바닥부터 로스터를 쌓아 나가고 그다음 FA 시장에 나온 실력자들을 데리고 오겠다고 말해 왔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탄탄한 로스터를 확보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빅매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헨더슨과 계약을 '빙산의 일각'이라고 표현하며 '인재 영입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선수들은 협상을 원한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려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도와주겠다. 어느 산업이나 둘 이상의 단체가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 벤 헨더슨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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