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투수 윤대경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윤대경이 고난과 역경을 거쳐 자신의 길을 하나씩 개척해나가고 있다.

윤대경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지키며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윤대경은 데뷔 후 첫 선발승을 달성했다.

2013년 내야수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중간에 투수로 전향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2018년 군복무 중 결국 삼성에서 방출됐다. 2019년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그해 7월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윤대경은 지난해 5승무패 7홀드로 팀 필승조가 됐고, 올해는 구원투수로 나서다 최근 3경기에서 대체 선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름은 대체 선발이지만 성적이 뛰어나다. 갑자기 선발투수로 많은 공을 던질 수 없어 아직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이 적지만, 3이닝-4이닝-5이닝으로 점차 선발 이닝수를 늘려가고 있고 그 사이 실점은 0점이었다. 팀 사정상 나선 기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윤대경이다.

17일 취재진을 만난 윤대경은 "선발로 나간다는 생각을 아예 못 했다. 선발로 나갈 상황도 없었고 스스로도 선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2군에서도 선발로 잘한 적이 없어서 나는 불펜에 적합한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대체선발로 나선 소감을 밝혔다. 

윤대경은 "갑자기 찾아온 기회였는데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낸 것 같아서 좀 많이 기뻤다. 프로에서 와서 1,2군 통틀어 선발로는 첫 승이다. 선발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는 것이 의미가 깊었다. 제대로 선발승 했던 건 중학교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도 좋아하셨다"며 기뻐했다.

불펜으로 1이닝, 많아야 2이닝을 던지다 이제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다 보니 아직은 던지고 나면 팔에 좀 알이 배기는 느낌. 윤대경은 "그래도 한 번 던지면 4일을 쉬고 나가다 보니까 컨디션 조절하기가 더 수월하다. 선발이 앞에서 잘 막아주면 타자들도 득점 지원을 잘 해주는 것 같다. 선발의 중요성을 더 느꼈다"고 어엿한 선발로서 느낀 점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윤대경은 "로사도 코치님이 '불펜은 타자를 다시 만날 일이 없지만, 선발이 5회까지 던지면 2번 정도는 만난다. 첫 타석에서 맞아나갔을 때와 안 맞아나갔을 때를 기억하고 있다가 패턴을 신경써서 해보라'고 조언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발로 나서는 동안은 6이닝까지는 한 번 끌고 가보고 싶다"고 선발로 나서는 각오를 다졌다.

방출생에서 해외 독립리그를 거쳐, 육성선수, 필승조, 여기에 선발 자원까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윤대경을 이제는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또 하나의 성공 모델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윤대경은 "아직까지 누군가의 롤모델은 아닌 것 같다. 더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히 말하자면 내가 잘해서 올라오기보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최근 독립리그 출신으로 구단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은 투수 윤산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독립리그에 갔을지 알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게 야구 뿐인데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워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갔을 것이다. 또 다시 프로에 오게 된 것이 어떤 마음인지 알기 때문에 축하하고 같이 1군에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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