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이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로 강등된 지 하루 만에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현재 KBO 복귀보다는 적어도 올 시즌에는 MLB 복귀와 빅리그 1승을 위해 도전할 때까지 도전해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18일(한국시간) 최근 LA 다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우완 투수 데니스 산타나를 40인 로스터에 등록하기 위해 양현종을 제외했다. 동시에 양현종을 양도지명(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를 취했다.
DFA 조치가 내려진 상황이라 일단 7일 동안 양현종 영입을 원하는 구단을 기다려야 한다. 이 기간에 양현종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가거나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FA가 된다는 것은 방출 조치를 당한다는 의미다.
KBO에서 FA 신분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했기 때문에 방출 조치를 당한다면 FA 협상을 통해 원소속 구단 KIA 또는 다른 구단과 계약을 통해 시즌 도중에 KBO로 복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현재 KBO 복귀보다는 최소 올 시즌에는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빅리그 재승격을 노리겠다는 생각이다.
양현종 측근은 이날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그렇잖아도 오늘 통화를 했는데 양현종이 다시 한 번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더라. 현재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 팀에 내려가 있는데 오늘도 여기서 루틴대로 훈련을 했다. 통역도 함께 가 있다. 앞으로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빅리그에 다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물론 현재로선 양현종에게 선택권은 없다. 양도지명 신분이기 때문에 MLB 다른 구단에서 클레임을 걸어 영입을 하면 당연히 이적을 해야 한다. 그리고 7일 동안 영입 의사를 나타내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두 갈래 길에 선다. 트리플A에서 뛰거나 텍사스 구단에서 방출돼 무적 신분이 되는 것이다.하지만 텍사스 구단은 양현종에게 “우리 구단은 네가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방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는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투수의 루틴대로 선발 준비를 해보자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텍사스가 이런 언질을 한 것은 현재 텍사스 마운드 사정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수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트리플A로 한 번 내려간 선수가 다시 복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양현종이 그동안 빅리그 마운드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나 나이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텍사스 투수진에서 부상자와 부진한 선수가 속출하고 있어 양현종이 트리플A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한다면 기회가 다시 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스플릿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조건이 다른 계약)을 한 양현종은 개막 로스터에는 빠졌지만 4월 27일 빅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다 5월 6일 빅리그 첫 선발 등판까지 이뤘다.
그러나 5월 3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3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부진해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고, 좀처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12일 LA 다저스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4피안타(2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다.
빅리그 8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5.59. 결국 전날 26인 로스터 제외에 이어 이날 양도지명 통보까지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양현종은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 선발투수로 활약한 KBO리그와는 달리 불펜에서 대기하며 오랜 기간 등판이 없는 등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지만 그는 “모든 것은 핑계다. 내가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다른 불펜 투수들도 매일 등판하거나 오랫동안 쉬다가 등판한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지금이 아니면 이제는 영영 도전할 수 없다”며 MLB 도전을 선택한 양현종. 일단 빅리그 마운드에 서 보는 꿈을 이뤘다. 그러나 여기서 도전을 멈출 수는 없다. 현재로선 KBO 복귀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렵게 미국 무대로 건너간 만큼 구단에서 방출하지 않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양현종은 “일단 텍사스 구단 말을 믿고 열심히 해보겠다. 마이너에서 선발 수업 받고 MLB 1승에 다시 도전해 보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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