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셔널리그의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 중 하나인 케빈 가우스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 최고 투수로 공인되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33·뉴욕 메츠)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역사를 다시 쓸 기세로 달려나가고 있다. 첫 11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6승2패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이 고작 0.54다.

사이영상과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도 당시 시즌 디그롬만한 출발을 보이지는 못했다. 선발투수로서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9마일(159.3㎞)에 이르는 디그롬은 피안타율 0.11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0.51 등 압도적인 페이스를 이어 가고 있다. 디그롬을 막을 자는 부상밖에 없어 보이는 형국이다.

현지에서는 디그롬이 벌랜더, 커쇼에 이어 사이영과 MVP를 모두 따내는 투수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디그롬은 올 시즌 잔부상이 잦은 상황이다. 17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도 3이닝을 던진 뒤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강판됐다. 비록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상 징후가 계속 나타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디그롬이 잔부상에 시달린다면, 사이영상의 주인공은 다른 선수에게 갈 수도 있다. 평균자책점 0.54를 기록하고도 사이영상을 타내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되겠지만, 현재 성적만 보면 실제 그럴 수도 있는 형국이다. 강력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우완 케빈 가우스먼(30)이 그 주인공이다.

가우스먼의 올 시즌 퍼포먼스도 디그롬 못지않다. 18일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8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기록하면서 시즌 8승 고지에 올라섰다.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1.51이다.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이 워낙 압도적이지만, 가우스먼은 더 건강하게 던졌다. 디그롬보다 무려 22⅔이닝을 더 던졌다. 아무리 좋은 선수도 아프면 빛을 잃는 법인데, 가우스먼은 200이닝 페이스로 달려가고 있다.

세이버매트리션들이 고안한 사이영상 예측 모델에서도 가우스먼이 오히려 디그롬보다 앞선다. 승리와 이닝에서 디그롬을 앞서는 까닭이다. 톰 탱고의 모델에 따르면 가우스먼은 48.1점을 기록, 디그롬(46.6점)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빌 제임스의 모델에서도 101.4점으로 역시 디그롬(87.5점)을 앞선다. 디그롬이 아무리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고 해도 현 시점에서 22⅔이닝의 격차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가우스먼뿐만이 아니다. 잭 윌러(필라델피아)도 톰 탱고 포인트 42점을 얻어 디그롬을 맹추격 중이다. 윌러는 무려 96⅓이닝을 먹어치우며 누적으로 디그롬에 도전한다. 브랜든 우드러프(밀워키·40.2점) 또한 계속해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선수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는 디그롬의 건강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예상은 아닐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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