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맷 윌리엄스 감독(왼쪽)과 롯데 래리 서튼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없는 곳간에서 인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부진한 팀 성적 앞에서 ‘팬심’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매년 올스타 투표에서 확인하고 있는 일이지만, 이른바 전국구 인기 구단이라는 롯데와 KIA 또한 그 진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KBO는 21일 ‘2021 KBO 올스타전’ 팬 투표 1차 중간집계 현황을 공개했다. 역시 팀 성적에 따른 편차가 뚜렷했다. 올해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버티고 있는 삼성 선수들이 드림리그 올스타(두산·kt·롯데·삼성·SSG) 투표를 주도했다. 21일 현재 리그 단독 선두인 LG 선수들은 나눔리그 올스타(NC·LG·키움·KIA·한화) 판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반대로 팀 성적이 최하위권으로 처진 롯데와 KIA는 올해 팬 투표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성적이 좋을 때는 거의 독식에 가까운 수준의 몰표를 받았던 기억, 성적이 그럭저럭 나올 때만 해도 제법 많은 선수들이 1위 혹은 2위에 위치했던 기억을 고려하면 역시 올해 성적이 팬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롯스타’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던 롯데 선수들 중 1차 집계에서 10만 표 이상을 얻은 건 2루수 부문의 안치홍(13만7050표)과 유격수 부문의 딕슨 마차도(16만526표) 두 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안치홍은 1위 김상수(삼성·25만9209표)에 크게 뒤져 있다. 롯데의 상징이라는 이대호(3만8370표)와 손아섭(5만8322표)의 득표를 보면 뿔난 롯데 팬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그나마 롯데는 사정이 조금 낫다. KIA는 더 심각하다. 팬들의 무관심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KIA 선수 중 10만 표도 아닌, 5만 표 이상을 받은 선수도 세 명(최형우·최원준·정해영) 뿐이다. 10만 표 이상은 하나도 없다. 아직 팬 투표 기간이 많이 남아있기는 해도 지금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워 보일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올해는 선수단 투표 없이 팬 투표로만 ‘베스트12’를 선정한다. 물론 감독 추천으로 몇몇 선수들이 올스타에 선정될 수는 있겠지만 두 인기 구단의 팬 투표 추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팬들의 사랑은 최하위권에 처질 정도로 부진한 팀까지는 보듬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혹시나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이 “그냥 올스타 팬 투표의 일반적인 현상이니까”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안 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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