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메이라 리가 명문 스포르팅 CP와 월드 투어 경기를 위해서였다.
리스본에서 둘째날. 맨유는 리모델링을 마친 에스타디오 주제 알바라데 스타디움에서 스포르팅과 발을 맞댔다.
이 경기에서 알렉스 퍼거슨(79) 감독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주전 수비수 존 오셰이(40, 은퇴)가 스무 살도 안 된 윙어에게 탈탈 털린 탓이다.
역부족. 오셰이는 스포르팅 등 번호 28번 적수가 되지 못했다. 부상한 게리 네빌 대신 선발 라이트백으로 나선 그는 전반 45분 만에 탈진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진 '블리처 리포트'는 "오셰이는 전반 내내 상대 윙포워드 등만 쫓아다녔다. 속도와 호흡 모두 현저히 밀렸다. (스포르팅 윙어가 뺏은) 여러 프리킥 기회도 오셰이의 느리고 절망스러운 태클에 기인했다"고 적었다.
세계 최정상 팀 로테이션 멤버를 절망에 빠트린 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 유벤투스)였다.퍼거슨은 이날 18살 호날두 플레이를 눈으로 처음 봤다. 호날두 움직임에 완전히 매료됐고 전반이 끝나자마자 장비담당관 앨버트 모건을 호출했다.
모건에게 스카이스박스로 뛰어가 맨유 CEO인 피터 케니언을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그러곤 하프타임 때 "당장 호날두와 계약하시오" 케니언에게 말했다.
케니언이 망설이며 "저 선수가 그렇게 좋은 선수입니까" 묻자 "오셰이가 (45분 뛰고) 편두통으로 쓰러졌잖소. 당장 계약하시오!(John O'Shea's ended up with a migraine. Get him signed!)" 소리쳤다. 자서전에 공개한 호날두 영입 비화다.
맨유는 이적료 1300만 파운드 거금을 지불하고 기어이 호날두에게 붉은 유니폼을 입혔다. 그것도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상징성이 큰 맨유 등 번호 7번을 선물했다.
고 빌리 메레디스, 고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등 당대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은 레전드가 착용한 백넘버를 18살 젊은 피에게 안겼다.
하나 호날두는 정중히 고사했다. 무서웠다. 어린 나이에 '맨유 7번'은 너무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스포르팅 시절 단 28번을 그대로 요청했다.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는 22일(한국 시간) 당시 상황을 재조명하면서 "퍼기는 그런 호날두에게 다가가 '안 돼. 넌 7번을 착용해야 돼' 못박았다. 호날두는 이때 두려움을 느낀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전임자가 베컴이었으니 당연하지 않았겠냐 반문했다"고 적었다.
"호날두는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성공했다. 지금은 눈부신 커리어 첫발을 맨유 7번 유니폼으로 뗐다고 고백한다. 실제 삶에서도 '7'이 행운의 숫자가 됐다며 웃는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제보> pd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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