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 = 배정호 기자] “이제 너희 몫이야. 소신 있게 경기해.” 

9연승의 현대캐피탈과 상대 전적 첫 승리를 거두려는 KB손해보험의 경기는 예상과 달리 치열했다. 현대캐피탈은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KB 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7, 20-25, 25-20, 25-27, 15-11) 진땀승을 거뒀다. 

전체적으로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주장 문성민은 1세트부터 1득점으로 부진했다. 2세트에는 범실에 발목을 잡히며 KB 손해보험에 세트를 내줬다. 잃을 게 없는 KB손해보험이 세트를 거듭할수록 더욱 힘을 냈다. 

3세트 중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연이어 작전타임을 불렀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의 자만심을 지적했다. “우리는 계속 발전하는 팀이지. 잘하는 팀이 아니야!” 

최태웅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KB손해보험이 19-21로 턱밑까지 추격해 오자 다시 한번 작전타임 버튼을 눌렀다. 이번에는 집중력을 강조했다. 최태웅 감독은 “못하는 것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다르다. 오늘(2일)은 너희가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현대캐피탈은 작전타임 뒤 오레올을 앞세워 3세트를 이겼다. 그러나 4세트에도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은 조급한 마음에 상대에 끌려 가고 있는 선수들의 마음을 간파했다. “이제 너희가 경기를 이끌어 가. 주위 신경 쓰지 마. 어수선하니까 우리가 자꾸 말려들어 가는 거야. 소신 있게 확신을 하고 경기를 해.” 

최태웅 감독이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는 순간이었다. 4세트 듀스 접전을 펼친 현대캐피탈은 25-25에서 김요한의 오픈 공격을 허용한 뒤 신영석의 속공이 이수황에게 가로막히면서 경기는 마지막 세트로 이어졌다. 

5세트 4-9에서 KB손해보험이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타자 최태웅 감독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었다. 이후 최태웅 감독은 체력이 떨어진 노재욱을 포함한 선수들에게 “괜찮아 좀만 참자”고 다독였다. 치열했던 승부는 5세트 막판이 돼서야 결정 났다. 현대캐피탈은 11-9까지 점수가 좁혀질 때 신영석이 블로킹과 속공으로 다시 점수를 벌렸고, 어렵게 승리를 챙겼다. 

2시간 20분, 치열했던 승부만큼 최태웅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도 뜨거웠다.

[영상] 최태웅 감독 명언 ⓒ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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