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탈삼진왕 페이스다. 두산 베어스 좌완 아리엘 미란다(32)의 영점이 제대로 잡혔다. 

미란다는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7승3패, 87⅔이닝,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원투펀치 짝인 워커 로켓이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가운데 에이스 임무를 묵묵히 해내고 있다. 6월 이후 등판한 6경기 모두 7이닝 이상 던지며 3실점 이내로 막았다. 6연속 퀄리티스타트+다. 

미란다는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호투를 이어 갔다. 8이닝 111구 6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10-3 대승을 이끌었다. 11탈삼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최근 과부하가 걸린 불펜에 단비와 같은 휴식을 준 투구였다. 두산은 불펜으로 9회 박정수 1명만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너무도 달라진 행보다. 5월까지 미란다는 제구가 잡히지 않아 고전하는 투수였다. 때문에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5월까지 9경기에서 44⅓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이 29개였다. 경기당 못해도 3~4명를 공짜로 내보냈다는 뜻이다. 이때도 꾸준히 탈삼진 능력은 보여줬지만, 잦은 볼넷으로 탈삼진의 가치가 두드러지진 않았다. 

6월 이후로는 영점이 완전히 잡혔다. 6경기에서 허용한 볼넷이 8개에 불과하다. 이 기간 삼진은 49개를 잡았다. 덕분에 효과적으로 투구 수를 관리하면서 경기마다 7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주목한 변화는 직구였다. 시즌 초반부터 "구위는 좋은데 그 좋은 공을 활용하지 못한다. 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해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란다는 기본을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직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 경기에 80구 이상을 직구만 던지기도 했는데 효과가 있었다. 왼손이 던지는 시속 150km짜리 직구는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직구가 통하기 시작하자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던지며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끌어냈다. 

미란다는 "직구가 제일 중요한 구종이고, 첫 번째 구종이라고 생각한다. 직구가 그만큼 경기 운영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직구 구위를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 최근 성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에이스급 활약에도 미란다의 답변은 겸손했다. 그는 "에이스라는 책임감보다는 로켓이 빨리 회복해서 금방 복귀할 것 같다. 금방 돌아와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지만) 열심히 준비를 해와서 전혀 힘들지 않다. 캠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열심히 운동한 결과물이 지금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미란다의 분투에도 35승35패 승률 5할로 7위에 머물러 있다. 두산의 지난 6년을 생각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지만, 5위 NC 다이노스와는 2경기차다. 언제든 좁힐 수 있는 거리다. 두산은 또 한번 가을 야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미란다는 "두산은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는 팀이고, 경쟁력 있고, 순위권 싸움을 하는 팀이다. 당연히 앞으로 목표는 두산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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