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를 손흥민이 모두 소화하면 지구 세 바퀴를 돌게 된다. ⓒ곽혜미 기자

▲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A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 전세기 이동이 간절하지 않을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박진영 영상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편성을 확인한 축구계 관계자들은 걱정부터 꺼내들었습니다.

함께 A조에 묶인 이란, 이라크, UAE, 시리아, 레바논이 모두 중동팀이기 때문입니다.

톱시드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경기 일정은 최악 수준입니다. 홈 경기를 먼저 치르고 원정을 가는 2연전으로 진행됩니다. 홈경기에서 승점 3점을 반드시 챙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장거리 원정은 선수들의 몸을 더 무겁게 만듭니다. 이동거리는 여섯 팀 중 가장 많습니다.

국내에서 중동 직항 항공편은 UAE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 뿐, 비행 시간은 9시간30분에서 10시간 사이입니다. 나머지 도시는 모두 환승을 거쳐야 합니다.

내정이 불안한 이라크와 시리아의 2차 예선 홈경기는 UAE나 바레인, 오만 등에서 중립 경기로 열렸습니다. 최종예선에서도 같은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란, 레바논 원정 경기는 환승 이동이 불가피합니다.

거리는 어느 정도나 될까. 글로벌 포털사이트 지도의 거리 측정 기준으로 인천-두바이 간 거리는 약 6천786km, 마일로 환산하면 4천216마일에 9시간30분 정도 걸립니다. 인천-두바이 구간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 마일리지표에 따르면 4천203마일이라 약간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두바이와 이란 테헤란은 편도 기준 1천219km, 757마일. 레바논 베이루트는 2천410km, 1천329마일이나 됩니다. 시간은 2시간10분과 3시간30분이 걸립니다. 환승 시간을 고려하면 베이루트는 최소 16시간을 잡아야 합니다. 

K리거 기준으로 최소 7만5천118km를 이동해야 합니다. 4만6천676마일, 국내 유럽 최장거리 직항 노선인 인천-스페인 마드리드 편도가 6천227마일, 네 번 왕복해야 적립할 수 있습니다.

유럽파, 특히 주장 손흥민의 시선으로 보면 어떨까. 인천과 런던 사이는 편도로 8천869km, 5천510마일입니다. 두바이에서 런던은 5천478km, 3천404마일로 계산됩니다. 

런던→인천→두바이→런던 기준 이동일 경우 손흥민은 두 경기를 치르기 위해 2만1천133km, 1만3천131마일을 이동합니다.

최종예선 동안 부상 없이 모든 경기에 나선다고 보면 총 11만2천923km, 7만167마일을 날아다니게 됩니다.

지구 한바퀴 거리는 적도 기준 4만75km, 손흥민은 최종예선 동안 거의 세 바퀴를 이동하게 됩니다. 리그에 유로파 컨퍼런스리그까지 소화해 유럽 내 이동을 빈번하게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로감은 극대화됩니다.

더 극단적으로는 미국 LA에서 이동해오는 김문환, 두 경기를 위해 한 번에 2만9천814km, 1만8천535마일을 적립합니다. 총 이동은 15만6천328km, 9만7천137마일입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축구협회의 행정력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모두에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첨언은 드리자면, 유럽 선수들도 문제지만 미국 MLS 선수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직설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세기 이동처럼 최대한 편한 이동이 필요해 보입니다. 적자에 허덕이는 축구협회의 머리만 더 복잡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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