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소 아쉬운 성적과 함께 전반기를 마친 류현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4·토론토)은 2년 연속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포디움’(3위 내 입상을 의미)에 섰다.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낸 2019년에는 내셔널리그 2위였고, 토론토 이적 후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아메리칸리그 3위에 올랐다.

결코 운이나 과대평가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41경기에서 249⅔이닝을 던지며 19승7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였고 그 성과가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아시아 선수로는 첫 3년 연속 포디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 건 당연했다. 하지만 전반기 성적은 그 업적과 약간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류현진은 올해 전반기 17경기에서 98⅔이닝을 던지며 8승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5월까지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하며 ‘역시 류현진’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6월 이후 일정이 다소 부진했다. 류현진은 6월 이후 7경기에서 40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평균자책점 4.91에 머물렀다. 그 와중에 시즌 평균자책점이 3점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여전히 훌륭한 성적이기는 하지만, 지난 2년의 성적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적중률이 비교적 높기로 유명한 저명 세이버매트리션 톰 탱고의 ‘사이영상 예측 모델’을 보면 실감이 난다. 이닝·자책점·승리·탈삼진이 주요 지표가 되는 이 모델에서 류현진(26.4점)은 18위까지 밀렸다. 5월까지만 해도 7~10위권에서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렸으나 6월 부진으로 순위가 급격하게 내려갔다.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1위인 게릿 콜(뉴욕 양키스)은 46.7점, 2위 랜스 린(시카고 화이트삭스)은 44.8점, 3위 카를로스 로돈(시카고 화이트삭스)은 41.8점으로 멀찌감치 도망갔다. 토론토 내부에서도 로비 레이(35.3점)가 류현진을 제치고 가장 많은 포인트를 쌓은 선수가 됐고, 아시아 좌완 중에서도 기쿠치 유세이(시애틀·27.0점)가 류현진을 근소하게 앞선 채 전반기를 마쳤다.

6월 이후 부진 원인은 역시 커맨드였다. 패스트볼 구속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가운데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으며 고전했다. 주무기이자 확실한 결정구 중 하나를 잃은 류현진은 악전고투해야 했다. 류현진 스스로도 불펜 루틴을 한 번씩 바꿔가는 등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후반기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할 만한 발판은 마련했다. 류현진의 추월 레이스가 가열차게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는 말 그대로 혼돈이다. 리그 사이영 및 MVP 후보로 불리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56.6점)이 건재했던 가운데, 케빈 가우스먼(샌프란시스코·57.6점)이 기대 이상의 레이스를 펼치며 디그롬의 독주를 막아섰다. 가우스먼(114⅔이닝)은 잔부상이 있었던 디그롬(92이닝)보다 20이닝 이상을 더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또한 1점대(1.73)로 마무리했다.

두 선수만 달리는 게 아니다. 브랜든 우드러프(밀워키·50.6점), 잭 휠러(필라델피아·50.3점), 워커 뷸러(LA 다저스·47.6점)도 선두권이 뭔가의 변수에 휩싸일 경우 곧바로 추격할 수 있는 사정권 내에 있다. 후반기에도 개인 타이틀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