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스타전 무대를 달굴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7·일본)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역대 2번째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올스타전 선발투수 출격이다.

오타니는 13일(한국시간) 발표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아메리칸리그 선발 라인업에서 1번 투수 겸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올스타전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지만, 케빈 캐시 감독은 주저 없이 오타니에게 투타 동시 출전을 허락했다.

올스타전 규정까지 바꾼 오타니다. 일반적으로 지명타자를 쓰는 경우, 지명타자를 야수로 교체하면 투수가 그 타석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에선 오타니가 투구를 멈추더라도 지명타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두 팬들이 ‘이도류’ 오타니의 활약을 오랫동안 지켜보게 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야구의 규칙까지 바꾸게 한 오타니는 이번 올스타전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노모 히데오(53)의 뒤를 이은, 역대 2번째 일본인 올스타전 선발투수 출전이다.

1995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노모는 전반기 6승 1패 평균자책점 1.99의 맹활약을 앞세워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선정됐다. 이어 당초 선발로 내정됐던 그렉 매덕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일본인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를 맡게 됐다.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린 당시 올스타전에서 노모는 2이닝 동안 1안타만 내주며 아메리칸리그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케니 로프턴과 에드가 마르티네스, 앨버트 벨 등 당대 최고의 타자들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일본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리고 내셔널리그는 크레이그 비지오와 마이크 피아자, 제프 코나인의 솔로홈런 3방으로 3-2로 이겼다.

그리고 26년이 흐른 지금, 오타니는 노모의 뒤를 이어 다시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를 책임지게 됐다. 물론 타자로도 함께 뛴다. 현재 성적은 13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3.49 그리고 84경기 타율 0.279 33홈런 70타점 65득점. 오타니가 투수 겸 타자로 낙점된 이유다.

한편 일본 언론도 오타니의 활약을 두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호치는 올스타전 개최를 하루 앞둔 13일 “오타니의 이번 등판은 1995년 노모 이후 26년 만이다”면서 현지 소식을 상세하게 전했다. 다른 매체 역시 오타니의 올스타전 출격을 시리즈로 게재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전반기 레이스에서 2004년 마쓰이 히데키의 아시아인 최다홈런(31개)을 뛰어넘은 오타니. 과연 이번 올스타전에선 어떤 임팩트를 남기게 될까. 이미 쇼타임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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