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통역이 필요한 선수가 '넘버 원'이라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농구선수 출신으로 각종 스포츠에 대한 솔직하고 열정적인 의견 피력으로 유명한 방송인 스티븐 A 스미스가 '인종 차별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반박에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다가 비난 여론이 폭주하자 결국 사과했다. 

스미스는 ESPN '퍼스트테이크'에서 "오타니 쇼헤이는 야구의 얼굴이 될 수 없다"고 평소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보기위해 야구장으로 몰려드는 이들에게 말할 때, 그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통역이 필요한 선수가 '1인자'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나라(미국)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메이저리그에는 통역이 필요한 선수들이 있고, 이 현상이 (야구가)미국 대중을 만족시킬 힘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한다. 이게 현실이다."

"오타니가 하고 있는 일들을 브라이스 하퍼가 했다면 우리는 일주일에 5일 동안 야구 얘기를 했을 거다. 영어는 배우기 어렵지 않다. 나는 에인절스 경기를 보지 않는다."

야후 스포츠 리즈 로셔 기자는 "통역은 선수가 야구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세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많은 (외국인)선수들이 영어를 잘 알아듣지만 취재진과 대화하는데는 어려움을 겪는다"며 스미스를 비판했다. 

또 "오타니는 실제로 영어를 잘 한다"며 그가 2019년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받고 영어로 연설한 영상을 링크했다. 동료 마이크 트라웃도 오타니의 영어 실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스미스는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신이 슈퍼스타가 됐을 때 영어를 할 수 있다면 그 종목을 홍보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2시간 뒤에는 "만약 내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사과하겠다. 특히 내가 의도하지 않게 특정 집단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사과가 옳은 일이다"라고 썼다.

▲ 스티븐 A 스미스.
그리고 한 시간 뒤에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금 바로 사과하겠다. 특정 커뮤니티, 특히 아시아인과 오타니 본인을 불쾌하게 만들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고정관념이 사람들에게 끼친 피해를 잘 알고 있다. 나는 내 민감성을 높였어야 했다. 그점에서 내 발언은 실패였다."

"오타니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아시아인에 대한 폭력이 자행되는 이 시대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 발언은 분명 무감각한 것이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14일 방송에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다."

정작 스미스는 지난 7일 "메이저리그는 현대판 베이브 루스를 갖고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야구계가 오타니의 상품성을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만에 오타니의 영어 실력이 문제라고 말을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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