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트 알론소(왼쪽)가 13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일단 사전게임의 흥행은 100% 성공을 거뒀다. 이제 본게임만 남았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사전게임으로 열린 홈런더비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1번 시드를 받은 오타니 쇼헤이의 조기탈락부터 트레이 맨시니의 분전 그리고 피트 알론소의 2연패까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아픔을 달래듯 재미와 짜릿함을 선사하며 올스타전 흥행을 이끌었다.

이번 홈런더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역시 오타니였다. 올 시즌 전반기에서 무려 33홈런을 때려내며 메이저리그 부문 선두를 달렸던 오타니는 1번 시드를 받고 생애 첫 홈런더비 레이스를 임했다. 1라운드 상대는 후안 소토였다.

▲ 오타니 쇼헤이가 13일(한국시간) 홈런더비 도중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전반기 기록으로만 놓고 봤을 때는 오타니의 압승이 예상됐다. 오타니의 성적은 84경기 타율 0.279 33홈런 70타점 65득점. 반면 소토는 79경기 타율 0.283 11홈런 58타점 54득점으로 홈런에선 1/3 정도 수준으로 그쳤다.

먼저 타석으로 들어선 소토는 첫 1분28분 동안 9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이어 휴식시간을 보낸 뒤 남은 시간 9개의 부채꼴 홈런을 추가했다. 이어 1분간의 추가시간에서 4개를 더해 22개를 기록했다.

뒤이어 방망이를 잡은 오타니는 3분간 16개를 기록한 뒤 마지막 추가시간 1분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6개의 대포를 쏘아올려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둘은 연장에서도 나란히 6개의 아치를 그려내면서 승부는 2차 연장까지 이어졌다. 2차 연장에서 선수들은 시간제한 없이 단 3번만의 스윙 기회를 얻었다. 소토는 3구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면서 상대를 압박했고, 결국 오타니는 초구가 범타로 그치면서 1라운드에서 패했다.

맨시니의 분전도 돋보였다. 대장암을 극복하고 현역 생활을 연장해 ‘의지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은 맨시니는 1라운드와 준결승에서 각각 맷 올슨과 트레버 스토리를 차례로 꺾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우승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알론소라는 거대한 벽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홈런더비에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제치고 정상을 밟은 알론소는 올해 역시 위협적인 파워를 뽐냈다. 1라운드에서 무려 3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27개를 기록한 살바도르 페레스를 가볍게 꺾었다. 이어 2라운드에선 오타니를 물리치고 올라온 소토를 상대로 홈런 스코어 16-15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은 알론소를 위한 무대와도 같았다. 먼저 타석으로 들어선 맨시니가 3분 동안 22개의 홈런을 기록해 알론소를 압박했다.

그러나 홈런더비 내내 리듬을 타고 춤까지 추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여유를 뽐낸 알론소는 1분24초 동안 12개의 아치를 그려낸 뒤 타임아웃을 불렀다.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17개로 첫 2분을 마쳤다. 그리고 1분간의 추가시간에서 6개를 추가해 우승과 대회 2연패를 확정지었다.

흥행몰이 속에서 끝난 홈런더비는 바로 다음날 열릴 올스타전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해 코로나19 취소의 아쉬움을 달랠 이번 올스타전에선 오타니가 아메리칸리그 선발투수 겸 1번타자로 나선다. 또, 애런 저지와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놀란 아레나도 등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타자들이 대거 출격한다. 내셔널리그 선발 마운드를 맡게 된 맥스 슈어저의 통산 4번째 출격도 관심거리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