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오른쪽)의 왼발은 13일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에서도 빛났다 ⓒ곽혜미 기자
▲ 엄원상의 놀라운 스피드, 골 결정력까지 확인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김학범호가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과 친선전을 했다. 최전방에서 득점은 없었지만 2선에서 쾅쾅 터졌다. 후반전 이강인(20, 발렌시아)의 황금 왼발과 엄원상(22, 광주FC) 침투는 올림픽 본선에서도 유효할 장면이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0 도쿄올림픽' 대비 평가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한국은 B조에서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를 만나는데 조별리그 본선에서 장단점 파악을 위해 강호들과 연전으로 담금질을 했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은 플랜B였다. 유럽파와 와일드카드를 뺀 선발로 아르헨티나를 상대했다. 이동준이 최전방에서 아르헨티나 골망을 노렸고, 송민규, 이동경, 엄원상이 2선에서 화력을 지원했다. 골키퍼도 송범근이 아닌 안준수에게 맡겼다.

이번에는 최대한 일본과 흡사한 환경을 위해 잔디를 짧게 깎고, 물을 많이 뿌렸다. 한국은 피치 위에서 빠르게 도는 볼과 아르헨티나의 조직적인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12분 원두재가 볼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잘리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흔들리는 후방 빌드업과 중원 장악 실패. 좀처럼 전방에 볼이 투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엄원상이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아르헨티나 측면을 흔들었다. 간헐적인 전방 압박도 있었는데 전반 35분 이동경의 '슈퍼골'에 관여하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3분에 이강인, 황의조, 권창훈을 투입해 와일드카드 포함 플랜A 조합을 점검했다. 이강인은 이동경 보다 한 칸 아래에서 폭 넓게 움직이며 경기 전반에 관여했다. 유려한 왼발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벗겼고, 정확한 패스로 좌우 전환을 했다.

이강인의 왼발에 '찰떡궁합'은 엄원상이었다. 이강인이 볼을 잡으면 엄원상이 순간적으로 아르헨티나 배후 공간을 허물었는데, 정확한 패스가 배달됐다. 두 콤비는 후반 25분과 후반 43분에 의미 있는 장면을 만들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흡사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과 손흥민 조합을 보는 듯 했다. 케인이 1.5선 혹은 2선까지 내려와 볼을 뿌리면 손흥민이 측면에서 볼을 잡고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패턴과 비슷했다.

엄원상은 올림픽 대표팀 차출 내내 빠른 스피드를 주무기로 상대를 위협했다. 이번에는 종료 직전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까지 넣었다. 

아르헨티나에 골 맛을 본 만큼, 자신감은 넘친다. 경기 종료 뒤 인터뷰에서 "코치분들이 기회가 나면 때려라고 주문했고, 그런 생각에 경기를 했는데 골을 넣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내 장점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본선에서도 보여주겠다. 최고의 경기력이 나오도록 동료들과 호흡을 더 끌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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