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NC파크. ⓒ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해 정규시즌 720경기와 포스트시즌을 무사히 치렀다는 자부심이 단 일주일 만에 무너졌다. KBO리그 구성원들은 스스로 '코로나19 청정 리그'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냈다.

책임의 절대적 지분을 차지하는 이들은 당연히 NC에 있다. 발단은 지난 5일 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뤄진 NC 선수들의 일탈이다. 방역지침 위반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한 번쯤은'이라고 방심했을지, '걸릴 리 없다'며 자신했을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날의 모임은 동석한 지인이 어떤 사람인지와 상관없이 부적절했다.

NC는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다. 외부에는 12일 이사회에서 전반기 조기 마감을 결정하자 그때야 하나 마나 한 말들을 꺼냈다.

"현재 구단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격리, 방역 등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전체 선수단의 건강 확보, 야구장 소독 등 팬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구단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한층 강화된 방역 기준에 맞춰 엄정히 대응하겠다." 사실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14일 오후 황순현 대표와 박석민 명의의 사과문을 올리기 전까지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날밤 호텔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밝혀라' 같은 단순한 호기심까지 채워줄 필요는 없었겠지만, '조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최선의 대응을 하지 못한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NC는 그동안 선수단의 부정행위가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은폐 시도로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고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머지 구단도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바른길을 갈 수 있었으나 NC와 두산의 이기주의에 일부 구단이 합세하면서 리그 중단 사태를 낳았다.

확진자가 발생한 팀은 10개 구단 가운데 둘 뿐이다. 그런데 11일 긴급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는 리그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12일에는 긴급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중단 의견을 철회한 구단이 나왔다고는 하나 그들이 내린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NC와 두산이라는 우산을 쓴 이들은 14일부터 '서머캠프'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국가적인 방역 강화 조치에 KBO리그가 동참하고, 구성원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단장 사장들의 명분이다. 그러나 KBO와 구단들이 방역 당국에 야구장 관중 수용 인원을 늘려달라고 읍소했던 때에도 코로나19는 우리 곁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다. '일주일을 당겼을 뿐'이라는 주장에 냉소적인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NC와 두산 선수단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산은 리그를 흔드는 태풍으로 번졌다. 태풍은 언젠가 사라진다. 그러나 KBO리그 구성원들이 스스로 뒤집은 매뉴얼, 실효성 없는 땜질 처방이라는 흔적은 지우지 못한다. 게다가 태풍은 후반기에도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코로나19 청정 리그라는 자부심에 취해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들, 다음 위기를 만들지 않을 거라 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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