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일부 선수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은 리그 중단 사태로 번졌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 선수들의 방역 지침 위반에 이은 리그 중단 사태는 야구계의 숙원마저 무너트릴 위기로 번졌다. 올림픽만 기다렸던 야구계는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처지에 있다. 

KBO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한국 야구 대표팀까지 냉소를 받고 있다.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KBO리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시 불러오겠다는 계획이 시작부터 틀어질 위기다. 

남은 일주일 동안 극적인 반전이 가능할까. 우선 관심이 쏠리는 지점은 16일 열릴 상벌위원회다. KBO는 15일 "16일 오전 (NC 선수들의)방역 지침 위반과 관련한 상벌위를 연다"고 공지했다. 상벌위 결정으로 돌아선 팬심을 되돌리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팬들의 분노가 더 큰 불길로 번지는 것은 막을 수도 있다. 

KBO가 7월 업데이트한 '2021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최신판(2.0)에는 경기장 외에서 선수단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적발될 경우의 징계 수위에 대한 언급이 있다. 매뉴얼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지침 위반, 중-고위험군 시설 방문, 사적 모임 등 사실이 확인되거나 적발되는 경우 1차 벌금 100만원, 2차부터 상벌위원회 심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1차 적발시 벌금 100만원. 명문화한 처벌 수위에 따르자니 역풍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떠오르는 방안이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은 단순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위반한 경우라 보기 어렵다는 거다. 

박석민은 14일 실명 공개 사과문에서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립니다"라고 했다. 부도덕한 일이 있었는지는 나중 문제다. 이들은 역학조사에서 동선을 허위로 진술했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 수사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직 파헤쳐 봐야 할 불투명한 사실 관계가 많고, 이로 인해 KBO리그에 대한 인식에 악영향을 끼쳤다. 만약 방역 당국에 '지인 동석' 사실을 숨긴 것이 사실이라면 KBO 상벌위 결정을 떠나 자칫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상벌위는 '품위 손상 행위'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1차 위반보다 더 강한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상벌위 결정은 응급처치일 뿐이다. 이대로라면 일주일 뒤부터 시작할 올스타전 행사와 대표팀 평가전, 그리고 올림픽마저 무의미해질 위기다. 

11일 긴급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와 12일 긴급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결정한 리그 중단은 '다수'를 차지한 찬성파 구단 관계자에게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결과를 가져왔을지 몰라도 야구계에는 그보다 더 큰 악영향을 가져왔다. 스스로 저지른 잘못, 스스로 선택한 리그 중단이니 나중에 억울해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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