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7년을 기다린 박효준(25·뉴욕 양키스)이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섰다. 비록 첫 경기에서 안타는 없었지만, 방망이는 두려움 없이 돌았다.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25번째 메이저리거가 된 박효준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올해 트리플A 무대에서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낸 박효준은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소화하며 MLB 콜업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양키스의 전반기 부진을 틈타 콜업 가능성을 더 높였다. 전반기 콜업은 없었지만, 양키스의 코로나19 사태가 박효준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16일(한국시간) 택시스쿼드에 합류했고, 17일에는 드디어 26인 로스터에 올랐다. 17일 보스턴과 경기에서 박효준은 양키스의 슈퍼스타들과 함께 당당히 더그아웃 한 자리에 자리잡았다.
선발 출전은 아니었지만 박효준은 출전 기회를 기다렸다. 경기 상황이 녹록치는 않았다. 양키스는 상대 선발 로드리게스에게 5⅔이닝 동안 삼진만 8개를 당하며 끌려갔다. 2회에는 무사 2,3루에서 렌프로의 땅볼 때 선취점을 내줬고, 2사 후 아로요에게 투런포를 맞고 0-3으로 뒤졌다. 전반기 답답했던 양키스 타선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그 부진을 이어 갔다.
양키스와 박효준 모두에게 기회가 왔다. 7회 2사 후 기튼스의 볼넷에 이어 대타 앨런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2사 1,3루 추격 기회에서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또 하나의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효준이었다. 로카스트로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박효준을 향해 양키스타디움의 홈팬들은 격려의 박수를 쳤다.
결과는 아쉽게도 좋지 않았다. 우완 하우크를 상대한 박효준은 초구 96.5마일(155.3㎞) 짜리 싱커가 몸쪽으로 오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러나 정타가 나오지 않았고, 1·2루간을 빼지 못했다. 1루수 달벡이 공을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효준은 경기에 계속 남았다. 8회 수비에서는 우익수로 자리를 잡았다. 마이너리그에서 충실히 외야 준비를 한 덕이었다. 9회 선두 데버스의 큰 타구 때 낙구 지점을 잘 잡아 담장 앞에서 처리했다. 2사 후에는 아로요의 타구가 역시 담장 앞까지 날아갔으나 박효준이 침착하게 처리했다. 우려했던 외야 수비 문제는 적어도 이날 경기에서는 없었다.
그러나 양키스 타선은 박효준에게 더 타석 기회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8회에는 마르티네스에게 솔로포를 맞고 1점을 더 잃었다. 양키스도 결국 0-4로 졌다. 박효준이 다음 경기에서 다시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도 흥미로워졌다. 보스턴은 18일 우완 이볼디를 선발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