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대표팀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를 강타한 ‘술자리 코로나 스캔들’에 두 명의 대표 선수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러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두 선수를 끝내 외면했다. 대표팀 선발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권한이다. 그리고 책임도 이제는 코칭스태프의 몫이 됐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선수와 외부인의 부적절한 술자리로 KBO리그가 뒤숭숭한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박민우(NC)와 한현희(키움)가 차례로 대표팀에서 자진 하차했다. 분명 두 선수의 행동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고,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그대로 도쿄에 가기는 어려웠다. “박수 받을 자격이 없다”고 고개를 숙인 한현희의 말은, 일단 문자 자체를 놓고 보면 옳았다.

도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표팀도 재빨리 대체 선수를 뽑았다. 예비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들 중 옥석을 가렸다. 주전 2루수로 거론됐던 박민우 대신 투수인 좌완 김진욱(롯데)을 뽑은 건 의외였다. 이어 한현희의 대체 선수로는 굳이 비슷한 유형을 찾지 않고 베테랑 오승환(삼성)을 최종 선발했다.

17일부터 대표팀 훈련이 시작되는 가운데 부상이 없다면 더 이상의 엔트리 교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표팀 명단은 누가 뽑히든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좋은 선수는 많은데, 모두 다 데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단기전의 특성상 페넌트레이스와는 조금 다른 엔트리 구성이 될 수밖에 없다. 감독의 전략 틀에서 대표팀 엔트리도 약간의 파격 여지를 둘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면 당연히 ‘기준’이 논란이 된다. 정은원과 강재민이라는, 한화의 두 선수가 가장 억울할 법하다. 두 선수는 올해 동 포지션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정은원은 종합적인 성적을 고려할 때 누가 뭐래도 전반기 최고의 2루수였으며, 강재민은 불펜투수 중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정은원은 박민우의 포지션을 그대로 대체할 수 있었고, 강재민은 사이드암 한현희와 던지는 유형이 같았다. 그래서 박민우 한현희의 순차적 낙마 때 가장 먼저 고려됐을 법한 선수로 뽑혔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에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대표팀 선발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경험도 고려됐을 것이고, 이 선수들이 실제 도쿄에 가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싸웠을 때의 상성도 면밀하게 분석됐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렇다면 리그에서 열심히 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여론은 분명 김 감독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여론과 배치되는 선택을 했을 때의 위험부담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제 모든 공과는 김경문 감독이 안고 갈 일이 됐다. 성적으로 말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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