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투구로 시즌 9번째 승리를 거둔 크리스 플렉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KBO리그에서 뛰다 올해 메이저리그(MLB)로 금의환향한 크리스 플렉센(시애틀)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또 잡았다. 플렉센의 든든한 투구 속에 시애틀은 최근 가파른 기세를 이어 갔다.

플렉센은 17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1일 LA 에인절스전(홈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최고투로 시즌 8승째를 거뒀던 플렉센은 연이어 만난 순위 경쟁팀 에인절스를 또 울리며 시애틀의 우완 에이스로 떠올랐다.

결국 오타니를 막으니 에인절스 타선도 막았다. 올해 오타니에게 홈런 한 방을 맞은 경험이 있는 플렉센은 11일 경기에서도 오타니를 봉쇄했다.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주심의 덕까지 보며 나머지 타석에서는 오타니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17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감이 쌓인 플렉센은 11일 경기와 비슷하게 오타니를 상대했다. 플렉센과 시애틀 투수들은 오타니의 몸쪽으로 최대한 공을 붙인 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패턴을 이어 갔다. 플렉센도 이날 커터를 몸쪽에 넣은 뒤,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1회에는 오타니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3회에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커터-체인지업 패턴에 눈을 뜬 오타니가 3회에는 초구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돌렸지만 담장을 넘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6회에도 커터 2개로 2S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뒤, 4구째 체인지업으로 결국은 헛스윙을 유도했다. 

올스타전에서 너무 힘을 뺀 건 아닐까. 오타니는 8회까지 네 번의 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했을 뿐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시애틀은 1회 토렌스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고, 1-1로 맞선 3회에는 프랜스의 적시타에 이어 시거의 투런포가 터지며 4-1로 앞서 나갔다. 7회에는 해결사 해니거의 투런포로 6-1로 도망가 승리를 예감했다. 

플렉센은 2회 스태시에게 솔로포를 맞은 것 외에는 실점하지 않으며 7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잘 버텼다. 하지만 시즌 9번째 승리 확정까지는 험난한 길이 있었다. 경기는 마지막 9회 에인절스가 추격전을 시작했다. 플렉센에게 묶였던 오타니가 해결사로 나섰다. 에인절스는 3-6으로 뒤진 9회 2사 2,3루에서 오타니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1점차까지 추격했다. 시애틀은 실책으로 야기된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5-6, 2사 1루에서 월시의 우중간 안타로 2사 1,3루까지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1점을 남기고 시애틀이 경기를 마무리해 6-5로 이겼고, 플렉센은 시즌 9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삼진이 많은 건 아니지만 에인절스 타자들은 좀처럼 힘에서 플렉센을 누르지 못했다. 오타니는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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