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외야수 장지승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잘하는 공부 대신 좋아하는 배트를 잡은 선수가 있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장지승은 지난달 26일 정식선수로 등록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지난해 말 한화 육성선수 트라이아웃에서 팀의 선택을 받아 입단한 장지승은 퓨처스리그 37경기 7홈런 33타점 26득점 타율 0.311 장타율 0.570의 활약으로 1군 기회를 얻었다.

우타 거포 자원으로 기대받고 있는 장지승의 1군 성적은 9경기 21타수 3안타 타율 0.143. 팀이 기대하고 있는 장타력은 아직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즌 막판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15일 한화 청백전에서는 3회 만루홈런을 쳐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장지승은 한화 입단 후부터 코칭스태프와 함께 상체가 아니라 하체까지 사용하는 타격폼을 논의하며 배우고 있는데,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이해도가 높고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렸을 때부터 '똑똑이'였던 장지승이었다. 17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장지승은 "초등학교 때 리틀 야구를 하다가 성적이 좋아서 중학교에서는 공부로 진로를 정했다. 대신 주니어 야구를 취미로 했는데 오히려 야구에 더 흥미를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3학년 때 동산고 테스트를 보고 입학했다"고설명했다.

장지승은 동산고에서 처음 정식 야구부원으로 훈련하며 힘든 적응기를 거쳤다. 하는 만큼 점수가 나오던 공부와 달리 노력해도 쉽게 늘지 않는 야구에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하는 것보다 즐겁게 좋아하는 일을 하기를 원하던 부모님의 응원 덕분에 지치지 않고 야구를 이어갔다.

장지승은 프로 지명 실패 후 성균관대에 진학했는데 이때 재활을 하면서 공부를 하다가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상위 10%에 해당되는 교직 이수까지 했다. 안정적인 체육교사가 될 수도 있는 기회. 하지만 장지승은 2번째 드래프트 실패 후 다시 야구의 문을 두드려 육성선수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렇게 원했던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만큼 매일 야구장에 오는 길이 행복하다는 장지승. 그는 "프로에 못 갔더라도 교사 대신 야구를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야구는 지금 아니면 못하니까. 남들보다 늦게 야구를 시작했으니까 가장 늦게까지 유니폼을 입고 싶다"며 간절한 야구 욕심을 전했다.

리틀 야구부터 주니어 야구, 성균관대, 한화 퓨처스 코치진까지. 그에게 야구의 즐거움을 가르쳐준 지도자들은 지금 장지승을 만든 인연들이다. 특히 동산고 테스트 기회를 열어준 김홍집 부평구 주니어 야구단 감독은 은인이다. 장지승은 "주니어 야구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야구를 잘하고 싶다"며 특별한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