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대회 베스트팀 투수에 뽑혔던 조시 자이드. 은퇴 후에는 시카고 컵스에서 투구 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은 지난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에서 이스라엘에 첫 경기를 내주는 바람에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타자들이 시즌 전 열리는 대회에 컨디션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결국 연장 10회 결승점을 허용해 뜻밖의 1-2 패배를 당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여전히 이스라엘은 미스터리 팀이다. 마이너리거가 모인 미국과 달리 이스라엘은 선수 경력이 단절된 이들이 적지 않다. 정보 수집이 그만큼 어렵다. 대표팀은 우선 김평호 전력분석팀장과 최일언 코치를 미국에 보내 이스라엘의 평가전을 지켜보도록 했다. 

김경문 감독은 18일 "이스라엘 투수들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단기전에서 낯선 팀을 만날 때는 점수를 뽑지 못하다가 당황하고 지는 경우가 있었다. 빨리 점수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외인구단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올림픽 참가를 위해 한국보다 더 어렵게 선수단을 꾸렸다. 혈통만 증명하면 참가할 수 있는 WBC와 달리 올림픽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이들만 대표팀이 될 수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적지 않은 이들이 시민권을 얻었지만 여전히 선수층이 얇다. 이로 인해 선수들 사이 커리어와 기량 차이가 크다.

투수만 봐도 은퇴 선수가 꽤 있다. 제레미 블리시(피츠버그 스카우트 겸 분석가) 앨런 레이크먼(시애틀 마이너 코치) 존 모스콧(신시내티 마이너 코치) 조시 자이드(컵스 재활 코디네이터 겸 분석가)는 구단에서 코치 혹은 프런트로 일한다. 

야구선수 외의 본업이 있는 이들도 있다. 두 차례 WBC 대표팀 경력이 있는 1979년생 노장 슐로모 리페츠는 뉴욕의 한 와이너리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다. 1997년생 '예일대 출신' 벤자민 방거는 현직 컨설턴트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낯섦이 무엇보다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은퇴선수라고 '아리랑볼'을 던지는 것도 아니다. 자이드는 30대 초반에 은퇴한 뒤 다시 공을 잡았다. 그런데 대표팀 합류 후 평가전에서 직구 평균 92마일(약 148km)을 기록했다.

현역 마이너리거들은 경기 감각 문제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2017년 WBC에도 나왔던 왼손투수 제이크 피시맨(마이애미 마이너)은 2019년 더블A에서 왼손타자 상대 OPS 0.540을 기록한 '좌승사자'다. 알렉스 카츠(컵스 마이너)도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이스라엘 대표로 합류했다. 

이스라엘 역시 한국을 첫 승 상대로 노린다. 12명 가운데 커리어가 다소 떨어지거나 실전 감각에 문제가 있는 이들은 한국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와이너리 부사장'이나 '컨설턴트'는 한국 입장에서 허수나 마찬가지다. 분명 어렵게 숫자를 맞춘 외인구단이지만 극소수 투수만 '긁혀도' 경기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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