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호 2루수 김혜성(왼쪽)과 최주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은 공식훈련을 치르기 전부터 홍역을 치러야 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박민우(28)와 한현희(28)가 자진 낙마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입장에서 2루수 박민우의 하차는 작지 않은 손실이었다. NC 사령탑 시절부터 가르쳐온 제자가 불미스러운 일로 낙마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주전 2루수 공백이다.

최주환(33)과 함께 국가대표 2루수로 뽑혔던 박민우는 당초 주전감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키움 유격수 김혜성(22)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지게 됐다.

현재 키움에서 유격수로 뛰고 있는 김혜성은 원래 프로 데뷔 후 2루수를 맡는 시간이 더 많았다. 부동의 유격수 김하성(26)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하성이 올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향하면서 김혜성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이번 김경문호에선 2루수와 유격수를 함께 책임질 멀티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역설적으로, 박민우의 하차로 김경문호 주전 2루수 구도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각기 장단점이 다른 김혜성과 최주환이 경쟁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빠른 발을 지닌 김혜성은 다양한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고, 펀치력과 클러치 능력이 있는 최주환은 타격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훈련이 있던 21일 인터뷰 마이크를 잡은 사령탑은 주전 2루수 구도를 놓고 자그마한 힌트를 꺼내놓았다.

김 감독은 “김혜성과 최주환 모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상대 포수를 고려해야 한다. 김혜성이 도루에서 앞서있지 않나 싶다. 선취점을 내는 측면에선 베이스러닝 능력이 좋은 선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발이 빠른 김혜성을 테이블세터로 깜짝 배치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김혜성은 키움에서 주로 2번 타순을 맡았다. 서건창(32)과 이정후(23) 사이에서 80경기 타율 0.294 43타점 59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함께 냈다.

물론 이는 사령탑이 현재 시점에서 내린 1차 판단일 뿐이다. 주전 구도는 남은 3차례 평가전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경문호는 23일과 24일 국군체육부대(상무) 그리고 LG 트윈스와 고척스카이돔에서 평가전을 벌인 뒤 25일 같은 곳에서 키움과 마지막 실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나와 선수들이 3경기 동안 호흡도 맞추고, 사인도 맞춰야 한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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