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 좌완투수 차우찬. ⓒKBO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도쿄올림픽 출정을 준비 중인 ‘김경문호’ 야구국가대표팀에서 과거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선수는 많지 않다. 최근 열렸던 2012런던올림픽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야구 종목이 개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24명의 최종엔트리 중에서 올림픽을 경험한 이들은 3명이다. 2008베이징올림픽 우승 신화를 함께 일궜던 우완투수 오승환(39)과 포수 강민호(36), 외야수 김현수(33)뿐이다.

그래서일까. 대다수 선수들은 베이징올림픽을 기억하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이정후(23)나 강백호(22)와 같은 20대 초반 선수들은 초등학교 시절 당시 대회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베이징 키즈’이고, 이의리(19)와 김진욱(19) 등 신인들은 2008년 기억이 많지 않은 전혀 새로운 세대다. 물론 당시 이미 야구공을 잡고 있던 30대와 20대 후반의 선수들은 우승 신화의 기억이 또렷하다.

국가대표 ‘단골손님’ 차우찬(34)이 추억하는 베이징올림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우찬은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TV로 당시 대회를 봤다. 멤버가 정말 좋았고, 우승까지 달성했다”면서 “이번 대회가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는 만큼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던 2008년 당시 차우찬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입단 3년차의 영건. 그러나 그때의 위상은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2006년 데뷔한 차우찬은 승패가 사실상 갈린 경기에서 주로 나오던 투수였다. 이듬해까지 승리는 물론 패전조차 하나도 없던 이유다.

2008년까지 0승 투수로 지냈던 차우찬 역시 당시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차우찬은 “프로 3년차였다. 그런데 당시에는 아파서 재활하면서 경기를 시청했다”고 머릿속을 더듬었다.

▲ 2008년 삼성 시절의 차우찬(왼쪽). 오른쪽은 정현욱. ⓒ삼성 라이온즈
베이징올림픽을 TV로 지켜봤던 차우찬은 그러나 이후 조금씩 존재감을 뽐냈다. 좌완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면서 삼성 왕조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14인천아시안게임, 2015프리미어12,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 그리고 2019프리미어12까지 국가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 숱한 국제대회를 누볐다.

다만 이번 도쿄올림픽 출전은 막판까지 불투명했다. 어깨 부상으로 1군 합류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6월에서야 1군 마운드를 밟은 차우찬은 그러나 안정된 구위로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차우찬은 “재활을 마치고 2경기를 던지고 나서 발탁이 돼 나도 놀랐다”면서도 “책임감이 생겼다. 또, 이번 대회가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만큼 선수들과 잘 뭉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현재 시점에서의 관건은 역시 몸 상태다. 어깨 부상이 있고, 또 전반기 막판 구위 하락으로 1군에서 말소됐던 차우찬은 그러나 “지금이 가장 좋은 몸 상태다. 다행히 전반기가 끝나고 난 뒤 시간이 있어서 준비를 잘했다. 컨디션 관리도 잘 됐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원하는 보직은 없다. 최일언 투수코치님과 합류 전 이야기를 했는데 중간으로 갈 확률 높다는 말씀을 들었다. 나도 중간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가대표 스윙맨으로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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