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22일 자가격리가 해제돼 훈련을 재개했다. 확진 선수 2명의 감염 경로는 확정할 길이 없는 가운데 사태가 일단락됐다.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는 지난 2주 동안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증상을 숨기고 뛰었다'는 억측에도 거의 대응하지 않고 2주를 버텼다. 왜 그랬을까. 

두산 선수 A와 B는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6일과 7일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상대팀인 NC 다이노스에서 9일 확진자 2명이 나왔다(10일 추가 확진자 1명). 방역당국과 KBO의 지침에 따라 두산 선수단은 9일 전원 PCR 검사를 받았고, 하루 뒤 2명이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10일 광주 kt-KIA전이 취소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KIA 선수단 전원 PCR 검사를 통보받았는데, 두산 확진 선수 A가 2~4일 광주에서 KIA와 경기에 나선 게 이유였다. 여기서 문제가 커졌다. 'A 선수가 일주일 동안 증상을 모르고 경기에 나선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충분했다. 이 의문이 '증상을 숨기고 경기에 뛰었다'는 억측까지 이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억측은 사실이 아니었다. A 선수는 9일 PCR 검사에 앞서 문진표를 작성하면서 스스로 '인후통'에 체크했다. 5일 오전부터 목이 따끔한 증상이 있어 트레이닝 파트에 '숙소 에어컨 때문인지 목이 따갑다'고 보고했고, 확인 결과 발열 증상은 없었다. 5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선수단은 훈련 없이 곧장 서울로 향했고, A 선수는 6일 오전 병원 진료를 받았다. 진단 결과 급성 인후두염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무관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구단은 이를 증명할 소견서를 확보해뒀다. A 선수는 의심 없이 PCR 검사에 앞서 '인후통'에 체크했다. 확진자일 거라고 예상도 못 했지만, 어떤 증상도 숨길 의도가 없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그렇다면 두산은 왜 이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았을까. 구단 관계자는 "이유를 막론하고 우리 구단에 확진자가 생기면서 KIA 구단에 자가격리자(11일 2명)가 발생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KIA의 상황을 먼저 생각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만에 하나 KIA 선수단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A 선수의 인후통이 코로나19와 무관하다는 소견이 틀릴 수도 있었다. NC 선수단에서 21일 자가격리 해제를 앞두고 추가 확진자 1명이 더 나온 것처럼, 격리 기간에 양성 반응이 나오는 사례까지 고려해 일단 2주를 기다렸다. 무엇보다 방역당국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내용을 구단이 섣불리 밝힐 수 없었다. 

확진 선수 A, B의 이동 동선은 일찍이 파악했다. 두 선수의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문제는 없었다. 식당과 커피숍, 편의점을 이용한 정도였다. 역학조사에서도 두 선수가 경기장 외에 확진자가 나온 곳을 방문했거나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례는 없었다. 음주한 사실도 없었다. "평소 음주를 잘 하지 않는 선수들"이라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신중히 기다린 결과 KIA 선수단은 19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고, 두산 선수단은 22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와 B 선수 역시 생활치료센터에서 퇴소해 선수단과 같은 날 PCR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산 선수단은 22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훈련을 재개했고, A와 B 선수 역시 훈련에 참여했다.     

A 선수는 확진 판정을 받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운 가운데 '증상을 숨기고 뛰었다'는 오해까지 사며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오해는 해소됐고, 건강도 되찾았다. 

두산은 사태가 일단락된 지금도 두 선수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100% 확신할 길은 없다는 반응이다. 역학조사를 진행한 송파구청 역시 감염 경로를 특정하지 못했다. 다만 구단은 '광주에서 처음 증상이 나타난 A 선수의 인후통은 코로나19와 무관했다', 'A와 B 선수는 일탈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2가지는 분명히 했다. 

구단은 그리고 한번 더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KBO리그 운영에 차질이 생겨 다시 한번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두산 선수단 내에는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선수단 모두 가능하면 집과 경기장을 제외한 곳은 방문하지 않길 권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격리 해제 후 첫 훈련을 지휘하면서 "선수들에게 주의 사항은 강석천 수석 코치가 전달했고, 다들 잘 알고 있다. 조심해야 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르니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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