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치국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건강하게 내년에 뵙겠습니다."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3)이 긴 휴식기를 앞두고 씩씩하게 인사를 남겼다. 박치국은 지난 12일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 내내 괴롭힌 팔꿈치 통증을 잡기 위해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7일 퇴원했다. 구단은 "재활 기간은 약 1년을 예상한다"고 알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치국이는 빨리 수술을 받아서 올해는 쉬고, 내년에 다시 하자고 가닥을 잡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을 때 구단도 선수도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다. 

23일 경기장을 찾은 박치국은 동료들과 잠시 인사를 나눴다. 이승진은 "(박)치국이가 잠깐 왔길래 '괜찮냐'고 물어봤다. 팔 수술을 내가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수술한 사람들은 많이 봤다. 팔을 굽혔다가 펼 때 각도가 나오기 쉽지 않은데, 치국이는 팔 각도가 잘 나오더라. 수술이 정말 잘된 게 아닌가 싶다. 내 생각에는 빨리 회복될 것 같다. 건강하게 재활을 잘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박치국은 덤덤하게 다음을 준비했다. 박치국은 팀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탈하는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팬들에게 "건강하게 내년에 뵙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박치국은 지난해 두산 불펜에서 가장 자주 부름을 받은 투수였다.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63경기)에 나서 가장 많은 이닝(71⅔이닝)을 책임졌다. 성적은 4승4패, 7홀드,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구단은 불펜에서 가장 애쓴 박치국의 공을 인정해 올 시즌 연봉을 1억6000만 원으로 인상해줬다. 지난해 연봉 8000만 원에서 100% 인상된 금액이었다. 박치국은 연봉 계약을 마친 직후 "이닝 수도 많았고, 잘 던지긴 했어도 구단에서 챙겨줄 줄은 몰랐다"며 코로나 시즌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도 자신을 신경 써준 구단에 감사 인사를 먼저 했다. 그리고 올해 자신의 몸값에 걸맞은 투구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체인지업을 장착하며 한 단계 성장한 박치국을 향한 기대감은 더더욱 커졌다. 김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박치국을 필승조의 핵심 카드로 점찍으며 "가장 제구력이 좋아 믿을 수 있는 투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지난 4월 말부터 한 달 정도 쉬고 복귀했으나 통증이 반복됐다. 선수로서 당장 아쉬워도 멀리 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박치국은 23경기 2승1패, 8홀드, 22이닝, 평균자책점 4.09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박치국은 앞으로 1년 동안 긴 싸움을 시작한다. 이 기간 통증 없이 재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게 최선이다. 재활 과정에서 통증이 생겨 제자리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1년보다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몸값에 걸맞은 투수가 되겠다는 다짐은 1년 뒤로 미뤄졌다. 내년에는 건강하게 마운드 위에 선 박치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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