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J 딜라쇼(오른쪽)는 24일 계체에서 자신보다 12cm나 큰 코리 샌드헤이건을 턱을 들어 바라봤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 임혜민 영상 기자] TJ 딜라쇼(35, 미국)가 24일(이하 한국 시간) 2년 6개월 만에 체중계에 올랐다.

몸무게는 밴텀급 한계 체중인 136파운드. 오는 2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온 ESPN 27> 메인이벤트 출전 준비를 마쳤다.

2019년 1월 당시 딜라쇼는 UFC 밴텀급 챔피언이었다. 두 체급 정상에 오르기 위해 플라이급으로 내려가 헨리 세후도와 싸웠다. 결과는 충격의 1라운드 32초 TKO패.

게다가 곧 약물검사에서 EPO 양성반응이 나왔다. EPO는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의 준말로, 적혈구생성촉진인자를 가리킨다. 혈액 내 산소량을 증가시키는 일을 한다.

딜라쇼는 결국 미국반도핑기구로부터 2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연히 밴텀급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두 체급 챔피언을 노리던 강자에서 속임수를 쓴 '풀 속의 뱀'으로 전락했다. '풀 속의 뱀'은 코너 맥그리거가 딜라쇼는 교활하다고 지적하며 빗댄 말.

딜라쇼는 이번 복귀전에 사활을 건다.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알려야 하고, 약물의 힘으로만 챔피언이 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

▲ TJ 딜라쇼는 2년 6개월 만에 체중계에 올라 계체를 통과했다.

그런데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상대 코리 샌드헤이건(29, 미국)은 UFC 밴텀급 2위의 강자. 키 180cm로 딜라쇼보다 12cm나 크다. 지난 2월, 딜라쇼와 키가 비슷한 168cm 프랭키 에드가를 1라운드 28초 만에 플라잉니로 기절시켰다.

딜라쇼는 계체 후 페이스오프에서 턱을 높이 들어 샌드헤이건을 바라봐야 했다. 샌드헤이건의 거리를 어떻게든 뚫고 들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미션이다.

2010년 프로로 데뷔하고 20경기 16승 4패를 기록한 딜라쇼는 2019년 1월까지 매년 경기를 뛰어 왔다. 즉, 2년 6개월의 공백은 이번이 처음이다. '링 러스트'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딜라쇼가 빠져 있는 동안, 랭커들의 실력은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카프킥이 유행하는 등, 기술도 트렌드가 바뀌었다. 2년 6개월이면 넉넉하게 군대를 다녀올 수 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딜라쇼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도 싸워야 한다. '약물 챔피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옥타곤에 오른다. 졌을 때 쏟아질 "역시 약물로 챔피언이 됐다"는 비판에 미리 두려움을 느낄만하다.

그래도 딜라쇼는 즐겁다고 했다. "돈 때문에 복귀한 게 아니다. 싸우는 게 행복하니까 돌아왔다"며 "이런 압박감 속에서 경기를 더 잘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벌을 받았다. 지난 시간 많은 걸 배웠다. 내가 잘못을 시인하고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신경 안 쓴다"고도 했다.

장신의 강자 샌드헤이건을 상대하고, 링 러스트를 극복해야 하고, 사람들의 냉소적인 시선을 버텨야 한다. 딜라쇼는 여러 장애물을 넘고 전 챔피언의 실력을 자랑할 수 있을까?

딜라쇼의 복귀전은 오는 25일 아침 8시부터 '스포티비 나우'와 '스포티비 온'에서 생중계되는 <UFC 온 ESPN 27> 메인이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UFC 온 ESPN 27 메인카드

[밴텀급] 코리 샌드헤이건 vs TJ 딜라쇼

[밴텀급] 카일러 필립스 vs 하울리안 파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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