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10년 미래를 책임질 '겁 없는 막내' 김제덕(17, 경북일고)과 안산(20, 광주여대)이 우리나라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혼성조로 사대에 오른 김제덕-안산 조는 도쿄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양궁 혼성전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한국은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전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세트스코어 5-3(35-38, 37-36, 36-33, 39-39)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간 양궁은 최대 2관왕까지만 가능했다.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이 궁사가 쥘 수 있는 최대 성과였다. 하지만 도쿄 대회서부터 혼성전이 추가돼 3개까지 금메달을 품에 안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막내 신궁' 2인의 활약으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 가능성을 키웠다. 국내 양궁 미래를 확인하면서 새 역사를 쓸 발판을 마련하는 데도 성공했다.
1세트 선공에 나선 한국은 김제덕이 9점을 꽂으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안산이 8점을 꽂았고 네덜란드가 연속 10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두 번째 시도에선 한국과 네덜란드 모두 18점을 합작해 1세트를 35-38로 내줬다.
2세트 역시 한국이 선공을 맡았다. 김제덕이 첫 발로 9점을 쏘며 분위기를 추스렸다. 이어 오른 안산도 9점을 신고해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그러나 결승 상대 네덜란드는 만만찮았다. 첫 번째 시도에서 10점, 9점을 기록해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두 번째 시도에서 한국은 19점을 합작했다. 네덜란드는 9점, 8점을 쐈다. 한국이 극적으로 2세트를 37-35로 승리, 세트스코어 2-2 타이를 이뤘다.
3세트도 접전이었다. 이번에도 한국의 선제공격. 김제덕이 10점으로 포효했지만 2번 주자 안산이 8점으로 다소 흔들렸다.
그러나 첫 번째 시도에서 네덜란드가 9점, 8점을 수확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김제덕, 안산이 나란히 9점을 맞춰 3세트를 36점으로 마쳤다. 네덜란드는 막판 실책을 범해 두 번째 시도에서 6점, 10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세트스코어 4-2로 역전했다.
메달 색깔이 걸린 마지막 세트. 선공으로 나선 네덜란드는 9점 10점을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김제덕 안산도 연속 10점으로 맞불을 놨다. 경기 승패가 끝까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두 번째 시도에서 네덜란드는 연속 10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럼에도 두 막내 신궁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제덕이 10점, 안산이 9점을 뽑아 금메달을 확정했다.
그동안 양궁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가 배정돼 있었다. 남녀 개인전 단체전으로 시상대 상단을 다퉜다.이번 대회부터 남녀 선수 1명씩 짝을 이뤄 최고 사수를 겨루는 혼성전이 신설됐다. 성평등 기치를 내건 도쿄 올림픽에서 추가된 종목으로 남녀 모두 세계 최정상으로 꼽히는 한국이 금메달 0순위 후보로 지목됐다.
예상대로 한국은 혼성전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속사'가 주무기인 두 막내 강심장을 앞세워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 배출 가능성을 이어 갔다.
대한양궁협회는 국가별로 한 팀씩만 나설 수 있는 혼성전에 특정 조합을 확정하지 않고 23일 랭킹라운드 점수를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김제덕과 안산은 전날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각각 688점, 680점을 쏘며 남녀 1위에 올랐다. 대표 팀 막내끼리 짝을 이뤄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본무대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기대를 충족시켰다.
혼성전 16강전에서 방글라데시, 8강전에서 인도를 차례로 완파했고 우승으로 가는 길목인 4강전에선 멕시코를 꺾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망의 결승전에서도 복병 네덜란드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 한국의 대회 첫 금메달을 책임졌다.
관련기사
- 도쿄올림픽 취재기! 축구장 왕복 택시비 90만원
- 무슨 배짱일까? 개막식 ‘NO 마스크’ 아르헨티나
- 女복싱 오연지·임애지, 부전승으로 16강 직행
- 김경문 감독의 뚝심 야구, 이번에는 차우찬이다
- 여자 양궁 최상의 대진표…韓선수끼리 4강 맞대결
- [도쿄올림픽] 유도 김원진, 동메달 결정전 반칙패…메달 획득 실패
- [도쿄올림픽]‘펜싱 맏형’ 김정환, 결승 진출 실패…사브르 남자, 金 좌절
- [도쿄올림픽] 태권도 장준 동메달…양궁·펜싱 이어 韓 세 번째 메달
- [도쿄올림픽]‘투혼의 맏형’ 김정환, 눈물의 동메달 획득! 펜싱 첫 메달 따냈다
- [도쿄올림픽]‘탁구 신동’ 신유빈, 첫 올림픽 무대 승리로 장식…4-0 완승
- [도쿄올림픽] 실력 앞에 나이·경험 필요없다…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인 이유
- [도쿄올림픽] "연골 없어도 뛸래요"…31살 노장 러너 출사표
- [도쿄올림픽] '값진 동메달' 장준 "태극기 세리머니, 1등하고 했다면…"
- [도쿄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김정환 "욕심 버렸더니 행운이 따랐다"
- [도쿄올림픽]맏형이 투혼으로 길 닦았다…韓 펜싱, 다시 ‘金 사냥’ 시작한다
- [도쿄올림픽] "9연패 기대하세요"…여자 양궁 진짜 에이스가 뜬다
- [도쿄올림픽]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시작된다…여자배구, 리우의 아픔 씻을까
- [도쿄올림픽] 운명의 루마니아전…득점 못하면 8강 어렵다
- [도쿄올림픽]첫 金은 나왔는데…사격은 노 메달, 태권도-펜싱은 동메달로 출발
- [도쿄올림픽] '월드 클래스' 김연경·이대훈의 마지막 올림픽, 개봉박두
- [도쿄올림픽] 이대훈 충격의 16강 탈락…첫 올림픽 金 좌절
- [도쿄올림픽] 유도女 박다솔, 러시아 난적에게 연장전 절반승…8강 진출
- [도쿄올림픽] 이대훈 "앞서고도 불안했어요"…실전 공백에 울었다
- [도쿄올림픽] 펜싱 박상영 8강 진출…입술 터졌어도 15-10 승
- [도쿄올림픽] '충격' 이대훈·이아름 16강 탈락…태권도 이틀 연속 '노골드'
- [도쿄올림픽] '세계 최강' 女 양궁 4강 진출…'9연패 청신호'
- [도쿄올림픽] '팔꿈치 부상에도' 전희숙, 中 칭위엔 꺾고 플뢰레 8강 진출
- [도쿄올림픽] 유도 안바울, 압도적인 반칙승 '4강 진출'
- [도쿄올림픽] '장민희 폭발' 女 양궁, 단체전 결승행…9연패 신화 보인다
- [도쿄올림픽] 어제는 진종오, 오늘은 이대훈 탈락…말 잃은 한국 선수단
- [도쿄올림픽] 韓 여자 양궁, 4강에서 벨라루스와 격돌…'한일전' 무산
- [도쿄올림픽] 펜싱 박상영, 한일전 이기며 8강 진출…'플래쉬' 막을 수 없다
- [도쿄올림픽] '세계 1위 벽은 높았다' 전희숙, 8강에서 7-15로 아쉽게 탈락
- [도쿄올림픽] 펜싱 박상영, '세계 1위' 시클로시에 패배…4강 진출 실패
- [도쿄올림픽] 올림픽 9연패 명중…한국 女 양궁 단체전 금메달!
- [도쿄올림픽] '천재 막내' 안산 2관왕…기보배-장혜진 이어 '신궁 계보'
- [도쿄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부담감 없었다면 거짓말" 박상영, 올림픽 2연패 좌절
- [도쿄올림픽] '탁구 신동' 신유빈, 58세 할머니 고수에게 극적인 역전승
- [도쿄올림픽]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에 상처…사상 최초 '노골드'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