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손주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날짜가 맞으면 외국인 투수도 나올 수 있었는데, 날짜가 안 맞아서 오늘(24일) 선발투수는 손주영(23)이다."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평가전을 앞두고 손주영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준비하는 대표팀을 상대로 1군 통산 10경기 등판이 전부인 좌완 유망주를 내보냈으니 설명이 길어지는 게 당연했다. 손주영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 2차 1라운드 2순위로 LG에 지명된 좌완이다. 

원투펀치를 내진 못하지만, 대신 유망주의 동기 부여에 기대를 걸었다. 류 감독은 "비록 대표팀과 연습 경기지만, (손주영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좋은 경험을 한다고 하면 새로운 영감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몇 명을 불렀다"고 이야기했다. 

1회말 마운드에 선 손주영은 조금은 얼어붙은 듯했다. 영점이 잡히지 않아 선두타자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오지환에게도 초구와 2구째 모두 볼을 던졌다. 처음 던진 7구 가운데 6구가 볼이었다. 8구째에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180도 달라졌다.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 강백호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자신감을 얻은 손주영은 거침없었다. 2회말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양의지와 오재일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2사 후 최주환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맞고 보크를 저질러 3루까지 내보내기도 했지만,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3회말은 삼진 2개를 더해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손주영은 3이닝 45구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4회말 이상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41km를 기록했다. 직구(30개) 위주로 던지면서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경기는 2-2로 비겼고, 손주영은 당당히 데일리 MVP의 영광을 안았다. 

▲ 데일리 MVP로 선정된 LG 트윈스 손주영 ⓒ 곽혜미 기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경기 내용이 오히려 상대 투수들이 더 좋았다"고 언급했다. 손주영을 비롯해 이상영, 이상규, 김대유, 정우영, 이정용 등 마운드에 선 LG의 젊은 투수들을 두루 칭찬한 것. 

손주영은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잘 던져서 다행이라 생각하는데, 상도 받아서 기분이 좋다.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한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자산이 된 것 같다. 초반에 마운드 적응부터 긴장한 것까지 쉽지 않았는데, 빠르게 밸런스를 잡아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24일) 특히 커브가 잘 들어갔고, 효과적으로 써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겸손하게 호투 비결을 밝혔다. 손주영은 "대표팀 타자들이 아마 생소한 투수가 나와서 못 친 것 같다. 한번도 상대해보지 않았던 투수라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바람처럼 손주영에게 대표팀과 평가전은 좋은 자극제가 됐다. 손주영은 "오늘 경기로 좋은 경험을 했으니까 후반기에 1군 무대에 선다면 더 자신 있고 당당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내 공에 믿음이 생긴 것 같다"며 1군 통산 11번째로 나설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