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후반에도 지치지 않는 구위를 과시 중인 맥스 슈어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페드로 마르티네스(50)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하나로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MLB 통산 18년 동안 219승을 거둔 마르티네스는 세 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특히 ‘약물의 시대’로 기억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맹활약하며 후세의 평가가 더 높다.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다. 그런데 그런 마르티네스가 “나보다 더 낫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 현역 투수가 있다. 바로 맥스 슈어저(37·워싱턴)다.

슈어저는 2008년 MLB에 데뷔해 올해까지 MLB 14년 동안 182승을 기록했다. 사이영상을 세 번 수상한 것은 마르티네스와 같다. 그러나 3.19의 평균자책점은 마르티네스의 통산 평균자책점(2.93)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그런데도 마르티네스는 슈어저의 꾸준함을 대단하다고 평가하며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최고의 칭찬을 보냈다.

마르티네스는 최근 MLB 네트워크의 한 방송에 출연, 슈어저를 두고 “내가 지금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기는 하지만, (슈어저를 칭찬하는 것은) 그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오래 했느냐의 이야기”라면서 “이 선수는 내가 근접하지도 못했던 것을 해내고 있다. 네 번의 올스타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나는 결코 하지 못했던 것들”이라고 칭찬을 시작했다.

이어 마르티네스는 “슈어저는 8년 연속 2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선발투수의 업적으로 들어보지 못한 일이다. 특히 나이가 들고, 이닝이 쌓여가는 선수들이라 더 그렇다. 그럼에도 구위는 그렇게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심각한 부상들을 다 피해왔고, 이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진심으로 슈어저는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명예의 전당에도 무난하게 들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마르티네스는 “그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때 제출할 이력서는 지금까지 기록들 중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호언 장담했다. 

실제 슈어저는 만 37세 시즌에도 강력한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18경기에서도 7승4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슈어저는 만 30세인 2014년부터 올해까지 큰 부상 없이 221경기에 나갔고, 이 기간 109승52패 평균자책점 2.86, 그리고 1857탈삼진을 기록했다. 

마르티네스가 슈어저보다 더 뛰어난 투수였다는 것은 대다수가 공감하지만, 마르티네스의 말대로 슈어저는 믿을 수 없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마르티네스 자신도 30대에는 슈어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마르티네스는 2001년부터 은퇴한 2009년까지 198경기에 나가 94승44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조정 평균자책점(ERA+,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은 139로, 슈어저의 30대는 이보다 더 높은 146이다. 마르티네스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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