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 궁사' 안산이 역대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을 조준한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메노시마 양궁장, 정형근 기자] 한국 여자 양궁 대표 팀이 올림픽 단체전 9연패 신화를 쓴 가운데 막내 안산(20, 광주여대)이 사상 첫 3관왕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산과 강채영(25, 현대모비스) 장민희(22, 인천대)가 사대에 오른 한국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러시아 올림픽위원회를 세트스코어 6-0(55-54, 56-53, 54-51)으로 완파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 이어온 단체전 금메달 행진을 이어 갔다. 9연패는 특정 국가가 특정 종목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최다 타이기록이다. 케냐(육상 장거리 장애물 경기)와 미국(남자 수영 400m 혼계영)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9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스무 살 막내 궁사가 대회 2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안산은 전날 김제덕(17, 경북일고)과 호흡을 맞춘 양궁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전은 이번 도쿄 대회에서 신설된 종목. 그간 남녀 개인·단체전으로 운영된 올림픽이 새로이 추가한 종목이다. 이로 인해 양궁 역시 3관왕을 배출할 수 있게 됐다. 남녀 모두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은 대회 전부터 역대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을 낳을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이날도 안산은 단체전 1번 주자로 나서 안정적인 슈팅을 자랑했다. 세트별 시도마다 첫 발을 10점 또는 9점으로 꽂으며 뒤이어 나서는 언니들 부담을 덜어 줬다.

경기 뒤 인터뷰에선 이제 막 성인이 된 선수답지 않은 침착성을 드러 냈다. "(이미) 2관왕을 달성해 원하던 목표를 이뤘다.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개인전은 즐기면서 후회없이 경기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사대 위에서 슈팅 못지않게 멘털에서도 안정감을 뽐냈다. 사상 첫 3관왕 등극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미 레전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여자 궁사 가운데 2관왕에 오른 이는 안산까지 총 8명. 앞서 1988년 서울 올림픽 김수녕을 시작으로 조윤정(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경욱(1996년 애틀랜타 대회) 윤미진(2000년 시드니 대회) 박성현(2004년 아테네 대회) 기보배(2012년 런던 대회) 장혜진(2016년 리우 대회)이 금메달 2개를 품에 안았다.

이제 목표는 양궁 최초 올림픽 3관왕이다.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개인전에서 새 역사를 준비한다. 지난 23일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680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쓸 만큼 컨디션이 절정이다. 더욱이 랭킹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덕에 개인전 결승까지 한국 선수와 맞붙지 않는다. 첫걸음부터 마지막 한 걸음까지 시상대 맨 위를 독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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