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오노 쇼헤이 기다려!"

안창림(27, KH그룹 필룩스)이 이를 갈고 있다. 6전 6패를 안긴 천적 오노 쇼헤이를 잡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벼른다.

출발이 좋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안바울을 꺾고 66kg급 금메달을 딴 파비오 바실리(이탈리아)를 이겼다.

안창림은 26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32강전에서 바실리를 연장 접전 끝에 절반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안창림은 리우 올림픽 이후 체급을 올린 바실리와 잡기싸움에서부터 치열하게 맞섰다. 서로 빈틈을 찾지 못하고 팽팽하게 맞서다 보니 바실리와 함께 지도를 받았다.

4분 동안 이렇다 할 기술을 써 보니 못한 안창림은 골든스코어로 승부가 결정되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빗당겨치기로 바실리를 흔든 안창림은 업어치기로 공격 횟수를 늘렸다. 점점 체력전에서 앞서 갔다. 바실리가 입을 벌리고 헉헉거리는 반면, 안창림은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안다리걸기에 이은 밭다리걸기 연속 공격으로 바실리를 눕혔다. 절반을 얻어 끝낸 극적인 승리에 안창림은 포효했다.

안창림은 재일교포 출신이다. 일본 귀화가 아닌 태극마크를 선택하고 국가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후 여러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고, 올해 도하 마스터스와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안창림은 "태극마크를 달고 내가 태어난 일본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우승 후보 오노 쇼헤이는 32강전을 한판으로 이기고 16강에 진출했다. 안창림과 오노 쇼헤이가 계속 이기면 중간에서 만나지 않고 결승전에서 운명의 한판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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