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지환은 본인이 꼭 뛰겠다고 해서 내가 감동했다."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유격수 오지환(31, LG 트윈스)의 투지에 박수를 보냈다. 오지환은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LG 트윈스와 평가전을 치르다 수비 과정에서 왼쪽 턱 부근이 4cm 정도 찢어졌다. 2루로 슬라이딩하던 채은성의 스파이크에 찍힌 불의의 사고였다. 오지환은 곧장 병원으로 이동해 5바늘을 꿰매고 숙소로 돌아왔다. 

사실 치고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는 부상 부위였다. 그래도 상처가 아물어야 하니 25일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은 쉬어 갈 수도 있었다. 예상과 달리 오지환은 코치진에 "꼭 뛰겠다"고 이야기했다.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건강한 몸 상태를 증명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오지환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지환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 당시 병역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자카르타 현지에 도착했을 때 장염으로 고생해 경기에 제대로 나서보지도 못했다. 3경기에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예상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오지환은 병역 혜택도 받았으나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기까지 했다. 선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결정적 계기로 알려졌다. 

오지환은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는 것을 도쿄올림픽에서 누구보다 증명하고 싶을 것이다. 김 감독은 그런 오지환을 발탁하며 "지금 오지환이 수비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 높은 점수를 줬다"고 이야기했다. 

류지현 LG 감독 역시 "다른 선수들도 올림픽 태극마크에 큰 의미가 있겠지만, 오지환은 더욱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소속팀 감독으로, 또 오래 봐온 제자이자 선수로 말하자면, 올해 도쿄올림픽은 정말 유격수로 인정을 받아서 선발됐다. 분명 그 점은 지환이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담 없이 잘 준비해서 경기를 하면 올림픽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응원하고 기대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오지환은 3차례 평가전에서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9타수 5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도쿄에서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상위 타선 또는 하위 타선에서 공격 흐름을 연결하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발 장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오지환이 김경문호에 승성했을 때부터 보여준 투지가 도쿄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