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일드카드로 도쿄올림픽에 합류한 박지수 ⓒ연합뉴스

▲ 25일 루마니아전 뒤에 박지수는 이강인에게 "한 발 더 뛰어 고맙다"라며 든든한 와일드카드이자 형으로서 힘을 북돋웠다 ⓒ중계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박지수(27, 김천상무)가 와일드카드로 한 차원 다른 클래스를 보였다. 김학범호 포백에 안정감을 주면서 루마니아전 완승에 기여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 90분 동안 최선을 다한 동료들에게 힘이 되는 말로 와일드카드이자, 형으로서 듬직함을 보였다. 

김학범 감독은 도쿄 입성 전까지 와일드카드 한 자리에 고민이었다. 애초에 뽑았던 김민재(24, 베이징궈안) 차출이 불투명하면서 프랑스와 평가전 직전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베이징 구단 반대로 김민재의 올림픽은 불발됐고, 플랜B로 박지수를 데려갔다.

팬심은 박지수 차출에 반신반의였다. 경남FC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였고,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 이적 뒤에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의 핵심이었지만, 수원FC 임대로 K리그에 돌아왔을 때 연이은 퇴장 번복 악재에 시달렸다.

성남FC전에서 뮬리치의 돌파를 막다 유니폼을 잡아채 퇴장됐는데, 상벌위원회는 명백한 득점 기회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퇴장 출전정지를 감면했다.

인천전에서도 두 차례 핸드볼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여기에서도 대한축구협회 심판평가소위원회는 첫 번째 옐로카드 판정이 부적절했다며 퇴장 징계를 번복했다. 광주FC전에서는 펠리페가 목을 짚고 점프한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토로했다가 벌금 300만원 징계를 받았다.

불운을 떨치고자, 홈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에게 '행운 소금'까지 선물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 킥에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이날 퇴장으로 상무 입대전 최종전을 뛰지 못하고 팬들과 작별했다. 여기에 도쿄 입성 하루 전에 훈련소에서 대표팀에 합류했기에 조직력도 물음표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정태욱과 안정적으로 김학범호 포백 라인을 리드했고 루마니아 공격을 차단했다. 전반 11분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헤더와, 후반 44분에 후방에서 감각적인 로빙 패스로 팀 4번째 골에 기여했다. 광저우에서 중국슈퍼리그를 제패할 때 경기력이었다.

후배들에게도 큰 귀감이 됐다. 루마니아전이 끝나고 멀티골을 넣었던 이강인에게 다가가 "힘든 순간에 한 발 더 뛰어줘서 고맙다"라며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뒤에도 팀 동료들 한명한명에게 집중력있게 최선을 다해 고맙다며 와일드카드 선배다운 듬직함을 보였다.

반신반의했던 축구 팬 반응도 달라졌다. '정말 잘하더라, 벽이었다'라면서 세계 최고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를 빗대 '논산다이크, 군인다이크'라며 재치있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루마니아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으로 안정감을 보였기에 온두라스전부터 올림픽 대표팀 핵심으로 활약할 것이다. 김학범호는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2차전 완벽한 승리로 런던 이상을 바라볼 신호탄을 쐈다. 중심에는 존재감이 남달랐던 박지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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