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먼저 팀의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숙소에서 물의를 일으켜서 리그가 중단되고, 그런 상황을 만들어 정말 죄송하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이 소속팀 선수들의 술자리 스캔들 이후 처음 취재진 앞에 섰다. 이 감독은 26일 창원NC파크에서 선수단의 첫 공식 훈련을 지휘하기에 앞서 야구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사상 최초 KBO리그 중단 사태의 중심에 NC가 있었다. NC 박석민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 주축 선수 4명은 지난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외부인 2명과 원정 숙소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방역수칙을 명백히 어겼고, 외부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 상태인지 모르고 이들과 함께 술을 즐긴 바람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박민우를 제외한 3명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NC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6일과 7일 NC와 경기를 치른 두산 베어스 선수단까지 전원 PCR 검사 대상이 됐고, 두산에서도 확진자 2명이 나왔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포함해 NC는 28명, 두산은 33명이 한꺼번에 자가격리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즌 전에 만들어둔 매뉴얼까지 손보면서 리그를 중단시킨 큰일이었다. 게다가 NC와 접촉한 외부인 2명이 한화(윤대경, 주현상, A선수), 키움(한현희, 안우진)과도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야구계 전체가 비난을 받았다. 

KBO는 NC 4인방과 구단 모두 중징계를 내렸다. 4인방은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각각 7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이 부과됐다. NC는 올해 이미 74경기를 치렀다. 네 선수 모두 시즌 아웃이다. 2020 도쿄올림픽 대표였던 박민우는 태극마크도 반납했다.

구단은 관리 소홀과 리그 명예 훼손을 이유로 제재금 1억원 징계를 받았다. KBO 징계 후 프런트는 물갈이됐다. 황순현 대표와 배석현 본부장이 옷을 벗었고, 김종문 단장은 지난 14일부터 직무정지 상태다. 일단 서봉규 엔씨소프트 윤리경영실장이 신임 대표대행, 임선남 데이터 팀장이 단장대행을 맡겼고, 김택진 구단주는 구단을 대표해 사과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야구팬, KBO리그 관계자, 방역하시는 모든 의료인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지 못해 죄송하다. 좋은 팀이 될 수 있게 감독으로서 책임지고 여러 구성원 이끌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양의지가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고, 고참 선수들이 대거 징계로 이탈하면서 임시 주장은 나성범이 맡았다. 이 감독은 "(나)성범이에게 부탁을 해뒀다. 노진혁이 부주장인데 재활군에 있어서 성범이에게 도와달라고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다. 성범이가 (양)의지 대신 팀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들 개개인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팀이 됐든 사회인이 됐든 개인에게 책임은 분명 따른다"며 선수들이 앞으로는 자신의 행동이 팀과 리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깨닫고 움직이길 기대했다. 

있는 전력을 수습해 후반기를 준비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이 감독은 "빠진 선수들과 구창모(왼쪽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까지 더하면 구상한 선수들이 빠져 있다. 관계없이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 지금 있는 선수들 중에서 가능한 좋은 조합을 맞춰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누가 됐든 가장 좋은 선수로 치르려고 한다. 못 봤던 선수들까지 살펴서 활용해보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