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NC 다이노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다 빠져나갔죠."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어느 때보다 머리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리그에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을 막지 못한 게 첫 번째다. 박석민(36), 박민우(28), 권희동(31), 이명기(34) 등 주축 선수 4명이 방역수칙 위반으로 72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아 시즌 아웃됐다. 외부인 2명과 불필요한 술자리의 여파로 박민우를 제외한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선수단 28명이 동시에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4인방은 사상 최초 KBO리그 중단의 원인을 제공하면서 야구계에 엄청난 피해를 주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팀 동료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줬다. 남은 선수들은 이탈한 4인방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나눠 받으며 그라운드에 나서야 한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4인방이 빠져나간 전력을 채우기 위한 고민을 이어 가야 한다. 황순현 대표와 배석현 본부장은 사퇴했고, 김종문 단장은 직무 배제됐다. 구단 전체가 휘청했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못난 선수들을 대신해 고개를 숙였다. 26일 처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팀의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숙소에서 물의를 일으켜 리그가 중단되고, 그런 상황을 만들어 정말 죄송하다. 야구팬, KBO리그 관계자, 방역하시는 모든 의료인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지 못한 점도 죄송하다"고 했다. 

네 선수의 일탈은 징계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팀을 수습해서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남은 선수단의 고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빠져나간 전력을 당장 채워야 하는 게 가장 크다. 박민우와 이명기가 동시에 이탈한 테이블세터진부터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 이 감독은 "다 빠져나갔다. 이명기 박민우 권희동 3명이 시즌 아웃된 상태니까. 다시 또 정진기 김기환 같은 유형의 선수들로 갈 수도 있고, 기존 선수들을 앞쪽으로 타선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전처럼 누구를 고정하기보다는 경기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단 대안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 감독은 "해야 할 것은 해야 하니까. 지금 있는 선수들 중에서 가능한 좋은 조합을 맞춰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정현 정진기 김주원 박준영 이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보고 있다. 그 외에도 2군에서 좋은 선수 있어서 추천이 들어오면 언제든 부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팀을 떠난 주장 양의지(34)를 대신해 임시 주장을 맡은 나성범(32)은 선수단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성범은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기존 선수들이 기죽어 있는 것도 안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일은 벌어졌고, 우리 선수들이 그 일을 다시 덮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시즌 여기 있는 선수들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일탈한 동료들을 대신해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나성범은 "정말 저희를 위해서 항상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셨는데, 팬들께 안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스럽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내가 솔선수범해서 후배들을 가르칠 것이고. NC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드릴 수 있게 후반기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자가격리를 마치고 하나둘 모인 선수들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나섰다. 선수단 미팅을 진행한 뒤 자가격리를 한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로 나뉘어 현재 몸 상태에 맞게 훈련을 진행했다. 일부 선수의 일탈이 팀 전체에 뼈아픈 내상을 남긴 상황. 일단 남은 선수들이라도 NC 유니폼을 입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시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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