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 한국은 비유럽권 국가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핸드볼 금메달을 목에 건 나라다.

한국 여자 대표 팀이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놀라운 투혼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열악한 국내 환경과 선수단 노쇠화에도 불구, 결승전에서 덴마크와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혈전을 벌여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때 이야기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란 영화로도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완만한 하향세가 5년 전 발화점을 건드리며 폭발했다.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겪고 최종 순위도 10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을 이끈 강재원 감독을 2017년 대표 팀 수장으로 재선임해 일찌감치 담금질에 나섰다. 4년간 조직력을 다듬으며 재기를 꾀했다.

강 감독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대회 초반'을 강조했다.

노르웨이, 네덜란드와 맞붙는 1, 2차전에서 1승을 따내야 8강에 올라서도 좋은 대진을 받을 수 있다며 초반부터 총력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노르웨이와 1차전에서 12골 차 완패를 당했다. 최근 3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휩쓴 유럽 챔피언에 27-39로 크게 졌다.

어느 정도 전력 열세를 예상하긴 했지만 내용에서도 너무 뼈아픈 패배였다. '리우 악몽' 이후 빠른 핸드볼을 부활 열쇳말로 내걸었지만 정작 속공 수에서 노르웨이에 크게 뒤졌다(3-9).

27일 네덜란드와 2차전도 고전이 예상된다. 네덜란드는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국으로 이 대회에서 한국을 40-33으로 제압한 바 있다.

노르웨이와 더불어 도쿄 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지난 25일 일본과 조별리그 1차전서도 32-21로 낙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노르웨이, 네덜란드, 일본, 몬테네그로, 앙골라와 A조에 편성됐다. 조 4위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다.

하나 감독의 분석처럼 향후 토너먼트 대진을 고려할 때 최대한 순위를 끌어올려야 메달권 진입을 바라볼 수 있다. 일단 속수무책으로 당한 1차전 완패 충격을 신속히 털어 내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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