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시즌 35호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최고 스타는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였다. 올 시즌 투·타 겸업 신드롬을 제대로 다시 일으키며 최고의 스타가 된 오타니는 홈런 더비에 이어 올스타전에서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하며 상품성을 과시했다.

그런데 정작 후반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오타니는 후반기 첫 6경기에서 타율 0.167, OPS(출루율+장타율) 0.593에 머물렀다. 홈런 하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방망이가 무뎠고, 상대 투수들도 오타니를 집중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며 우려를 표하는 원로 레전드도 있었다. 바로 일본프로야구의 전설이자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기로 유명한 장훈이었다.

장훈은 25일 자신의 고정 출연 프로그램인 TBS 방송의 ‘선데이 모닝’에 출연, 오타니가 지쳤다는 의견을 내놨다. 장훈은 “(오타니의 타격) 타이밍이 나쁘다. 역시 지쳐있는 것 같다”면서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나온 선수들은 후반기 성적이 굉장히 나빴다. 그래서 홈런 2위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홈런 더비에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홈런 더비에 출전하는 것은 개인적인 영광이지만, 치열한 레이스에서 힘을 빼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는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원로의 걱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공교롭게도 그 지적 이후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25일 미네소타와 경기에서 2루타 두 방을 터뜨리며 장타감을 예열하더니 26일 경기에서는 시즌 35호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회복하는 감을 알렸다. 미네소타가 마지막에는 오타니를 고의4구로 거를 정도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타격과 주루에서 ‘지치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로코 볼델리 미네소타 감독은 고의4구 지시가 심지어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것에 대해 승리를 위해 최선을 길을 선택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오타니를 상대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웃었다. 미네소타와 에인절스의 올 시즌 맞대결이 끝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오타니는 27일에는 콜로라도와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한다. 오타니는 올 시즌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21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투·타 겸업 특성상 필연적으로 컨디션이 들쭉날쭉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 내용이다. 구속을 줄이는 대신 제구에 신경을 쓰고 있고, 7월 두 차례 등판에서는 13이닝 동안 2실점으로 잘 막았다. 오타니가 ‘지치지 않고’ 계속 전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