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사진은 오상욱.
▲ 경기가 끝난 이후 기쁨을 나누는 오상욱(왼쪽)과 구본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지바(일본), 정형근 기자] 선수들이 '금메달'을 외친 이유가 있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초반 열세와 재역전 허용에도 개의치 않고 드라마를 썼다. 

세계랭킹 1위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독일을 45-4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구본길의 활약으로 초반 열세를 뒤집었고, 재역전 허용 뒤에도 구본길을 앞세워 또 역전했다. 

한국은 김정환과 오상욱, 구본길, 김준호가 출전했다. 김준호를 예비 선수로 두고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오상욱, 9위 구본길, 개인전 동메달을 딴 랭킹 15위 김정환이 먼저 경기에 나섰다. 

첫 주자 오상욱이 베네디크트 바그너에게 4-5로 첫 바우트를 내줬다. 두 번째 주자 구본길도 마티야스 사보에게 2-5로 져 한국이 6-10 열세에 몰렸다. 

김정환의 등장과 함께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정환이 막스 하르툰그를 상대로 순식간에 4-0 리드를 잡았다. 3바우트 5-5 동점으로 한국이 독일의 상승세를 끊었다. 구본길이 흐름을 이어받아 9-3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4바우트를 끝내고 20-18로 역전했다. 오상욱도 5-3 승리로 점수 차를 벌렸다. 

6바우트에서 김정환이 독일 사보의 '원맨쇼'에 밀려 재역전을 허용했다. 그래도 점수는 29-30으로 크지 않았다. 구본길의 활약으로 35-33 리드를 되찾았다. 김정환이 5-4로 이겨 점수 차를 1점 더 벌렸다. 

에이스 오상욱이 마지막 바우트에 나섰다. 연달아 3점을 내준 뒤 1점을 뽑았지만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부상 우려에도 오상욱은 침착했다. 순식간에 2점을 몰아쳤다. 반대로 사보가 백스텝을 밟다 허벅지 통증으로 주저앉았다. 예비선수가 나왔다. 

오상욱은 남은 2점을 가볍게 챙겼다. 한국의 마지막 득점이 나오자 구본길은 달려가 오상욱을 왈칵 안았다. 그리고 피스트에 주저 앉아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은 이탈리아와 결승전을 벌인다. 

▲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왼쪽부터 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올림픽 최다 출전권을 얻었다. 그런데 개인전 6개 종목에서는 남자 사브르 김정환의 동메달이 성과의 전부였다. 오심 논란도 일었다. 사브르 랭킹 1위 오상욱이 개인전 8강에서 산브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3-15로 졌는데, 경기 중간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상대에게 1점이 더 올라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단체전에서 힘을 내고 있다. 27일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이 9년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사브르 대표팀도 은메달을 확보했다. 

세계 정상권 선수가 총 집합한 한국은 8강에서 이집트, 4강에서 독일을 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목표였던 금메달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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