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
[스포티비뉴스=지바, 정형근 기자] "코로나에 걸린 후 다시 운동을 하니 다리가 잘 안따라왔다. 근육이 빠지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코로나에 걸려도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서 기쁘다."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오상욱(성남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과 후보 선수 김준호(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이탈리아를 무너뜨렸다. 

오상욱은 올해 3월 헝가리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사브르 월드컵에 출전한 뒤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도쿄올림픽에서 개인전 탈락의 아픔을 이겨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오상욱은 “개인전은 아쉽게 됐지만, 단체전으로 마음의 전환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코로나에 걸려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뻤다. 코로나에 걸린 이후 다시 운동을 하려니 다리가 잘 안 따라왔다. 근육이 빠지고 체력적으로 빠졌다. 올림픽에서 분명히 이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이변이 나한테 이뤄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9년에 걸쳐 대회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구본길은 "개인전에서 경기력이 떨어져서 불안했다. 8강전부터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했다. 자신에게 버티자고 되뇌였다. 내가 내 몸을 못 믿는데 후배와 선배가 몸을 믿어줬다. 나는 자신에게 믿음이 없었다. 내 자신을 이겨내고 버텨낸 것 자체에 점수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남자 사브르는 2017, 2018,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하면서 세계 랭킹 1위의 위엄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통해 세계 최고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맏형' 김정환은 "이번 대회에서 통산 메달을 4개나 따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코로나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된 상황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도쿄에 올 때 메달 색깔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펜싱 선수 중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선수가 됐는데 인복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은 압박감 속에서 치러진다. 절실함이 없으면 메달을 딸 수 없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더 많은 후배들이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