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삼성 원태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 유력 스포츠매체인 ‘스포츠호치’는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참가팀들의 각 부문별 점수를 매겼다. 한국에 대해서는 타격과 감독의 지휘 능력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지만, 유독 마운드에는 점수가 박했다. 5점 만점에 2.5점, 6개 참가국 중 최하위였다.

물론 주관적인 관점이 짙게 깔린 평가였으나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이 매체는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의 이적 이후 마운드를 이끌 만한 에이스가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참가할 수 없는 올림픽이다. 결국 KBO리그에서 뛰는 우리 투수들의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정하지 쉽지 않다. 류현진이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만 25세 이하의 국내 투수가 평균자책점 3.00 이하를 기록(규정이닝 이상)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 구창모(NC)가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반쪽짜리 시즌이었다. 

박세웅(롯데), 최원태(키움), 이영하(두산), 최채흥(삼성) 등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적은 있으나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급의 임팩트를 보여준 건 아니었다. 그리고 대다수가 한 시즌짜리 활약으로 끝나곤 했다. 3년 이상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없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온다. 한국야구의 체질이 약해졌다는 의견도 있고, 원석들을 잘 다듬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으로는 ‘과도기’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스타플레이어 투수 출신인 A감독은 “우리 때는 140㎞ 이상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드물었다. 과거가 미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당시와 지금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역시 스타플레이어 투수출신인 B감독 또한 “지금 어린 선수들의 공 자체는 몇 년 전보다 더 좋은 측면도 있다. 제구가 문제인데 성장하며 개선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은 이미 30대 중반으로 가고 있다. 신분상 국제무대에서 뛰기도 어려울뿐더러, 뛸 수 있다고 해도 장기적인 대안은 아니다. 결국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이 선수들을 잘 가꿀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과 전략을 모색하고, 선수들이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올해도 원태인(삼성), 이의리(KIA), 이민호(LG) 등 좋은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구위 자체만 놓고 보면 지금은 슈퍼스타가 된 선수들의 그맘때 나이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왕좌를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의 양과 질이 모두 좋아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지도자들과 구단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왔다. 한편으로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천하를 통일하는 선수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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