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형 100m 결선에서 5위에 오른 황선우 ⓒ 연합뉴스
▲ 황선우가 케일럽 드레셀 뒤를 지나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나이는 주니어지만 수준은 세계적이다. 황선우(18)가 남자 자유형 100m에서도 세계 최상위권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왼쪽과 오른쪽에 모두 메달리스트를 두고도 치열하게 경쟁했다. 

황선우는 29일 일본 도쿄 올림픽아쿠아릭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7초 82로 5위에 올랐다. 비록 메달을 얻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남기고 또 얻었다. 황선우는 준결선에서는 47초56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또 한국 수영 선수 가운데 역대 최초로 자유형 100m 결선에 올랐다. 

그런데 하필이면 6레인 황선우 좌우에 세계 최고 수준 선수들이 배치됐다. 황선우 왼쪽 5레인의 케일럽 드레셀(미국)이 47초02로 금메달을, 오른쪽 7레인의 카일 찰머스(호주)가 47초08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예선 기록이 가장 뛰어났던 4레인 클리멘트 클라스니코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47초44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수영은 예선 성적에 따라 레인을 배정한다. 황선우의 예선 기록은 47초56으로 결선 8명 가운데 4위다. 덕분에 레인 배정은 나쁘지 않았지만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인 찰머스가 황선우의 오른쪽에 서는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찰머스는 예선에서 47초80을 기록해 황선우보다 불리한, 벽에 가까운 7레인에 배정됐다. 5레인 '제2의 마이클 펠프스' 드레셀에 7레인 찰머스까지 좌우에 황선우보다 더 빠른 선수들이 섰다. 

▲ 황선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충분히 강점을 발휘했다. 황선우는 결선에서 0.58초 만에 출발 신호에 반응했다. 8명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 그러나 물 속에서는 역시 세계적 선수들이 더 빨랐다. 이들이 만든 물살은 황선우에게는 역풍으로 작용했다. 황선우는 첫 50m를 6위로 통과했다. 후반 50m에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지만 역시 메달권은 쉽지 않았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올림픽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우고 있다. 100m 결선 드레셀, 찰머와 경쟁에서 배운 점이 있다. 황선우는 100m 결선을 마치고 "스타트 뒤 돌핀 구간이 조금 아쉬웠다. 훈련하면서 보완해야 한다. 몸은 지금을 유지하고, 조금씩 웨이트하며 체력을 늘리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선우는 47.82초라는 짧은 시간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서양인들처럼 좋은 몸은 아니지만 동양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스타트 반응이 좋은 건 민첩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것 같다"고 했다. '월드클래스'와도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 이번 올림픽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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