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 유력 스포츠매체 ‘스포츠호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야구 종목 개막을 앞두고 6개 팀의 전력을 각 부문별로 분석했다. 한국은 종합 평점에서 일본과 미국에 이은 3위를 기록한 가운데, 역시 마운드에서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스포츠호치’도 한국에 최고점을 준 부문이 있었으니 바로 감독의 지도력이었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4.5점을 얻었다. 6개 국 지도자 중 최고 점수였다. 김 감독이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일본으로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두산 감독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뚝심과 순간순간 빛나는 용병술로 대표팀의 ‘9전 9승’ 기적의 금메달 레이스를 이끌었다. 4강 일본전에서는 김현수 대타와 적시에 이뤄진 투수교체 등으로 일본을 울리기도 했다. 일본 언론으로서는 당시 기억을 끄집어내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13년이나 흘렀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 감독을 역임한 김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반열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이 하나의 원동력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어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NC 감독으로 재직했다. NC 감독을 자진사퇴한 이후, 2019년부터는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지 못해 김 감독의 올림픽 복귀는 1년 지연됐다. 오랜 기간 기다림 끝에 다시 밟은 올림픽이니 김 감독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 또한 잘 알고 있다. 잘하면 영웅이고, 그렇지 못하면 온갖 비난을 다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자리가 바로 대표팀 감독직이다. 김 감독의 일단 올림픽 성과로 재평가될 전망이다.

대표팀 선발에서의 잡음도 예상대로 있었다.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게 대표팀 선발이다. 여론과 다른 대표 선발도 있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돼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던 차우찬(LG)을 선발하며 논란이 있었고,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태극마크를 자진반납한 박민우(NC)와 한현희(키움) 대신 김진욱(롯데)과 오승환(삼성)을 차례로 뽑아 또 한 번 큰 논란을 일으켰다.

뚝심과 고집은 어감이 다르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경우가 많다. 베이징처럼 성공하면 뚝심이고, 실패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올림픽 준비 과정이 부정될 수밖에 없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올림픽에서의 실패는 개인적인 경력에도 큰 오명이 된다는 점에서 모험의 연속이라고 할 만하다. 올림픽 금메달 감독의 감이 살아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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