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강승화 아나운서. 제공|KBS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중계를 맡고 있는 KBS 강승화 아나운서의 '개념 중계'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28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32강전 캐스터로 나섰다.

이날 강승화 아나운서는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장민희 선수를 소개할 때 삽입된 '여궁사' 자막을 '궁사'로 고쳐 읽어 눈길을 끌었다.

강승화 아나운서의 순발력 있는 중계는 각종 SNS 및 커뮤니티에서 회자됐다. 특히 2초가량 숨을 고른 뒤 '궁사'라고 말한 부분을 두고, 강승화 아나운서의 신중한 면모가 돋보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강승화 아나운서는 29일 스포티비뉴스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고 계신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긴박한 생방송 중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막이 나왔을 때 굳이 '여궁사'라고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궁사는 다 같은 궁사이지 않나. 너무 짧게 주어진 시간이고 빠르게 넘어가는 자막이라 순간 멈칫했던 것 같다"며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승화 아나운서는 "선수는 선수로만 바라봐야 한다. 성별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성별은 체급 같은 것이다. 다른 요소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소신을 덧붙였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자신을 포함한 KBS 올림픽 방송단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중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 아나운서는 "민감한 이슈들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잘 하자며 단합했다. 관련 세미나도 진행했고, 개인적인 공부도 필요한 부분이다. 신경 쓴 게 보인 듯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올림픽의 핵심 가치로 '공정' '평등' '화합'을 꼽으며, 앞으로도 이에 걸맞은 중계를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강 아나운서는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공격할 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몰랐던 것을 배우는 화합의 장이 됐으면 한다. 이러한 취지에 맞는 중계를 하겠다. 선수의 피부색, 성별, 실력, 나라의 크기 등과 무관하게 경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캐스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KBS 중계 화면 캡처

강승화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국 속에서 올림픽을 즐기며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강 아나운서는 "승부도 짜릿하게 즐기시고 올림픽의 의미도 생각하시면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 다 같이 모여서 이기면 축하하고 지면 위로할 일이 잘 없지 않나.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면서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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