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점 홈런에 기뻐하는 오지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아빠는 강했다. 두 아이 아빠라 더 강해졌다.

오지환은 대표팀 합숙 기간이던 지난 21일 둘째 아이를 얻었다. 아내 김영은 씨와 사이에 둘째 아들이 생겼다. 출산 예정일은 대표팀 훈련이 있던 날이지만 아내를 혼자 둘 수는 없었다.

대표팀에 양해를 구하고 잠시 외출을 다녀왔다. 아내의 출산을 함께 하며 직접 탯줄을 자르고 아이를 받았다. 김영은 씨는 다음 날 인스타그램에 "대표팀에서 배려해 주셔서 수술 당일 남편이 잠깐 올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대표팀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일주일하고 하루가 더 지난 29일, 두 아이 아빠 오지환은 '국민 영웅'이 됐다. 오지환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이스라엘과 경기에 7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그야말로 나라를 구했다.

변칙적인 투구를 하는 왼손투수 제이크 피시먼의 호투, 아직 기량이 죽지 않은 이안 킨슬러의 홈런포 등 이스라엘이 예상보다 강한 전력으로 맞서며 한국을 위기에 빠트렸다. 위기마다 오지환의 장타가 터졌다.

견실한 수비를 기대하며 선발한 유격수인데 공격까지 잘됐다. 오지환은 0-2로 끌려가던 4회 한국 왼손타자들을 완전히 지워버리던 피시먼을 상대로 동점 홈런을 날렸다. 4-4로 맞선 7회에는 역전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기대했던 수비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흠잡을 곳 없이 깔끔했다.

당당히 경기 후 인터뷰에 참가했다. 그는 "대표팀은 항상 중요한 자리다. 거기에 맞는 성적을 내기 위해 준비를 잘했다. 무엇보다 난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준비를 잘해서 또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야구 팬들처럼 한국에서 중계방송을 지켜본 김영은 씨도 감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스타그램에 "남편 경기 보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남편이 타석에 설 때마다 눈물이 콸콸 쏟아져서 혼났네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 아직 어린 두 아들은 아버지 오지환의 활약이 어떤 의미인지 한참 뒤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김영은 씨는 "오세현(첫째) 오세하(둘째)는 아빠가 경기하는데 잠만 잤다고 합니다"라며 두 아이의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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