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회 추격의 홈런포를 터뜨린 이정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현수(LG)와 이정후(키움)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다. 각자 가진 장점을 꾸준하게 발휘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정되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아무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 타자들이었다.

29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당연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선발 2번 우익수, 김현수는 선발 3번 좌익수로 출전했다. 두 선수가 대표팀 타선의 포문을 시원하게 열어줄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반까지는 이 믿었던 두 자루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선발 모스콧이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강판된 상황에서 이정후와 김현수는 계속해서 좌완들과 상대해야 했다. 난생 처음 보는 좌완, 그리고 아무래도 선발보다는 연구가 덜 됐을 법한 피시먼과 캐츠를 상대로 고전했다.

이정후는 1회 낫아웃 삼진, 3회 1루수 방면 병살타, 5회에는 1루수 땅볼에 그쳤다. 5회 잘 맞은 타구도 상대 호수비에 걸렸다. 김현수 또한 1회 2루수 땅볼, 3회와 5회는 삼진에 머물렀다. 두 선수가 첫 6번의 공격 기회에서 무안타에 그치자 한국의 공격력도 급감했다. 그 사이 한국은 킨슬러와 라반웨이라는 이스라엘 베테랑 타자들에게 투런포 하나씩을 맞고 2-4로 끌려갔다.

믿음에 다소간 의심이 가는 순간. 그러나 두 선수는 각자 홈런 하나씩을 때리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4로 뒤진 7회 두 선수의 방망이가 빛났다. 먼저 나선 이정후가 우월 솔로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바꾸자, 김현수가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우월 동점 솔로포로 경기에 균형을 맞췄다. 그 어렵던 공격 흐름이, 두 선수의 방망이에서 순식간에 돌변했다.

▲ 7회 동점 솔로포를 터뜨린 김현수 ⓒ연합뉴스
물론 경기가 이후 5-5로 흘러가 두 선수의 홈런 이미지가 퇴색되기는 했지만, 이 홈런 두 방이 없었다면 한국의 연장 6-5 승리도 없었다. 가장 어렵다는 첫 판을 기분 좋게 끝냈다는 점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