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 내야수 오지환의 사연 많은 활약에 지켜보던 선배도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29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연장 10회 양의지의 끝내기 몸에 맞는 볼을 앞세워 6-5로 이겼다. 한국은 계속해서 뒤집고 뒤집힌 혈투 끝에 2017 WBC 이스라엘전 패배를 설욕했다.
오지환은 이날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펄펄 날았다. 성적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도루. 9회 정규 이닝까지는 전 타석 출루를 자랑했고 무엇보다 4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투런포를 날린 영웅이었다.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연거푸 잡아내며 안정감을 보였다.
오지환이 1회 안타에 이어 4회 결정적인 홈런을 날린 뒤 이 경기를 중계하던 이승엽 SBS 해설위원은 "오지환이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 고생을 홈런 하나로 날린 것 같다. 홈런 하나가 동점으로 만들었다. 남은 이닝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신 기뻐했다.
이 위원은 "오지환의 목에 지금 상처자국이 있지 않나. 평가전 때 부상으로 5바늘을 꿰맸다고 하더라"며 오지환의 '부상 투혼'을 대신 어필해주기도 했다. 이어 7회 4-4에서 5-4로 앞서는 2루타를 날리자 "기분이 좋다고 표현하기 부족하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뿌듯해 했다.
오지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선발 논란'에 휩싸여 당시 선동렬 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에 불려나가는 등 후유증이 이어지자 크게 마음고생을 했다. 대회 중에는 장염으로 고생하면서 2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변수를 겪기도 했다.
이 위원도 비슷한 마음고생 경험이 있다. 이 위원은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 7경기에서 타율 0.136으로 부진해 비난을 받았으나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8회 결승 투런포를 터뜨려 다시 국민적 영웅으로 부활했다. 부상에서 시작된 부진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방송 인터뷰에 임한 이 위원은 결승전에서도 1회 투런포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들의 꿈이라는 태극마크를 달고도 마음이 편치 못했던 오지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이 위원은 오지환이 이제 마음의 짐을 다 털어내고 가볍게 경기에 임하기를 바랐다. 이 위원의 바람대로 오지환의 대회 내내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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