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이 입문 12년 만에 세계 양궁사를 새로 썼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천재 막내'가 해냈다.

안산(20, 광주여대)이 혼성전, 단체전에 이어 여자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올림픽 사상 첫 양궁 3관왕 대위업을 달성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세트 점수 5-5(28-28, 30-29, 27-28, 27-29, 29-27)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6-5로 신승했다.

지난 24일 혼성전 우승 때부터 양궁 올림픽 최초 3관왕에 도전하는 안산에게 큰 관심이 집중됐다. 그간 양궁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가 배정돼 있었다. 남녀 개인전 단체전으로 메달 색을 다퉜다.

이번 대회부터 남녀 궁사 1명씩 짝을 이뤄 최고 사수를 겨루는 혼성전이 신설됐다. 안산과 김제덕(17, 경북일고), 두 대표 팀 막내 궁사를 앞세운 한국이 이 종목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안산과 혼성전 금메달을 합작한 김제덕은 지난 27일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했다. 이 탓에 세계 양궁사에 이름을 올릴 역대 첫 3관왕 기회는 안산만이 쥐고 있었다.

파죽지세. 안산은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서부터 날카로운 손끝을 뽐냈다. 72발 합계 680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랭킹라운드 1위로 혼성전 출전 티켓을 거머쥐고 김제덕과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 지난 25일 한국의 여자 양궁 단체전 9연패 위업에 일조한 안산(맨 오른쪽) ⓒ 연합뉴스
지난 25일 여자 단체전에선 강채영(25, 현대모비스) 장민희(22, 인천대)와 사대에 올라 9연패 신화를 이룩했다. 스무 살 나이에 올림픽 2관왕에 올라 김수녕, 조윤정, 김경욱, 윤미진, 박성현, 기보배, 장혜진 등 레전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개인전에서도 천재성을 십분 발휘했다. 64강에서 마를리즈 우르투(차드) 32강에서 아니 마르셀리 도스 산투스(브라질)를 차례로 잡고 16강에 안착했다.

한일전으로 치러진 16강 역시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상대인 하야카와 렌(일본)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한국에서 엄혜련이란 이름으로 현대모비스 양궁단에서 활약했던 선수. 2009년 일본으로 국적을 바꾼 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4년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수확한 실력파 사수다.

안산은 1세트를 27-28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영점을 조준, 세트스코어 6-4로 하야카와를 제압했다. 8강과 4강에서도 각각 디피카 쿠마리(인도), 매켄지 브라운(미국)을 따돌리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끝내 개인전 금메달까지 손에 넣었다.

한국양궁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향후 10년 이상 미래를 책임질 태극궁사를 얻었다. 김수녕-박성현-기보배-장혜진으로 이어진 신궁 계보를 물려받을, 아니 이미 이어받은 선수다. 남자 양궁부밖에 없던 문산초 재학 시절 "저도 활 쏘고 싶어요"라며 무턱대고 입부를 신청했던 '당찬 궁사' 안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