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도쿄올림픽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 일본을 꺾고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한일전을 단순히 '라이벌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복잡미묘하다. 특히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무대.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는 한일전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은 한일전을 치르는 동안 웃음기가 사라졌다. 5세트 13-14까지 몰리며 패배 직전 위기를 탈출한 김연경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를 했다. 정말 다들 간절했다.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힘든 경기에서 승리했다"며 긴장이 가시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7월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일본을 세트스코어 3-2(25-19 19-25 25-23 15-25 16-14)로 격파했다.

한일전 승리와 올림픽 8강 진출을 동시에 확정한 한국 선수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승리 소감을 묻자 주장 김연경은 한일전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김연경은 "일본전은 감정에 휩쓸린다. 마인드 컨트롤을 안 하면 힘들어진다. 정말 (승리가) 간절했다.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했다. 역전승했는데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했기 때문에 승리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까지 3번의 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일본을 3번 만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패배이다. 

김연경은 "시합 전에도 오늘 이기면 그래도 일본을 올림픽에서 두 번 이기는구나 생각했다. 그만큼 일본이 잘하기도 하고 부담이 있는 경기였다. 한일전은 많은 국민의 큰 관심을 받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알고 있다. 이기면 기쁨은 두 배 이상, 네다섯 배 정도 된다. 결국 중요한 순간에 이겼다"며 웃었다.  

5세트 13-14에로 뒤진 상황에서 듀스를 만드는 중요한 득점을 올리고, 매치포인트에서 경기를 끝낸 박정아는 "한일전은 모든 선수에게 특별하다. 긴장도 많이 한다. 도쿄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본을 이겨 기쁘다.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데 배구는 더 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운명의 한일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한국은 3연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조별 리그 3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8월 2일 세계랭킹 10위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김연경은 " 3연승을 거둬 기분이 좋다. 8강에 진출했는데 상대가 누군지 아직 모른다. 정해지면 기적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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